장현식이 핵우산이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2025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30명 중 FA 승인 선수 20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KIA 임기영, 장현식, 서건창, 삼성 류지혁, 김헌곤, LG 최원태, 두산 김강률, 허경민, KT 엄상백, 우규민, 심우준, SSG 노경은, 최정, 롯데 구승민, 김원중, 한화 하주석, NC 이용찬, 임정호, 김성욱, 키움 문성현 등 총 20명이다.
KIA 타이거즈의 12번째 통합우승에 기여했던 투수 장현식 임기영, 전천후 내야수 서건창이 모두 FA 행사 권리를 얻었다. 이제는 KIA 소속이 아니다. 6일부터 10개 구단 모두와 계약협상이 가능하다. KIA에 남을 수도 있고, 타 구단으로 이적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
최대어 장현식의 거취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75경기에 출전해 5승4패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풀타임을 뛰며 전상현 마무리 정해영과 함께 필승조의 핵심이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모두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150km짜리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까지 구사한다. 뒷문이 부실한 몇몇 팀이 관심을 갖고 있다. 바로 필승조 아니면 마무리까지 기용이 가능하다
임기영은 올해 주춤했다. 작년의 많은 투구와 부상 여파로 올해는 기여도가 낮았다. 작년 64경기 82이닝 평균자책점 2.96의 우등성적을 냈다. 사이드암 투수에 불리하다는 자동볼판정시스템의 영향도 있었다. 그러나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서건창은 작년 LG 트윈스를 떠나 고향팀 KIA 이적과 함께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규정타석은 실패했지만 3할1푼의 타율로 우승에 기여하며 생애 첫 우승반지를 끼었다. 4수끝에 FA 자격을 얻는데 성공했다. 1루와 2루가 가능하고 날카로운 타격까지 되찾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보상금 1억5000만원만 지급하면 되는 C등급의 잇점도 있다.
KIA는 세 선수 모두 우승에 기여한 만큼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어한다. 특히 이 가운데 최대어 장현식의 잔류에 총력전을 벌이기로 했다. 내년 시즌 정상수성을 위해서는 장현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승을 이끌었던 JJJ 라인 가운데 하나가 빠진다면 전력약화가 불보듯 뻔하다.
흥미로운 대목은 세 선수의 에이전시가 모두 같다는 점이다. 이예랑 대표가 이끄는 리코 에이전시이다. KIA를 비롯해 다른 구단들도 세 선수를 잡기 위해서는 리코와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 대표는 선수들이 유리한 쪽으로 협상결과를 이끌어내는 수완가로 잘 알려져 있다.
FA 시장에서 세 선수의 평가는 다르다. 아무래도 경쟁까지 붙은 장현식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임기영과 서건창의 수요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장현식을 핵우산을 삼아 임기영과 서건창의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 가능성은 있다. 에이전트는 고객에게 최대의 조건을 안겨주어야 한다. 에이전시와 KIA 협상이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지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