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오프시즌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방출 선수들을 연이어 영입하더니 FA 자격 선수도 잔류시켰다.
키움은 5일 내야수 최주환(36)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던 최주환은 이날 KBO가 발표한 FA 승인 신청 선수 20명에 이름이 없었다. FA 재수를 하는가 싶었지만 키움과 다년 계약으로 FA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
계약 기간은 2+1+1년으로 최대 12억원을 받는 조건. 매 시즌 연봉 3억원으로 2025~2026년까지 총액 6억원이 보장됐다. 옵션 충족시 다음 시즌 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형태로 4년 기간을 모두 채우면 12억원을 받게 된다.
키움 구단은 ‘수준급 내야 수비 실력과 장타력을 갖춘 베테랑 타자와 계속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최주환은 야구 실력 외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다. 특유의 쾌활한 성격으로 선수단에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준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1차 FA였던 2020년 12월 SK(현 SSG)와 4년 42억원에 계약한 최주환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으로 이적했다. 샐러리캡(경쟁균형세) 초과를 피하기 위해 SSG가 최주환을 35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했고,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이 양도금 4억원을 주고 데려왔다.
올해 키움에서 최주환은 130경기 타율 2할5푼7리(482타수 124안타) 13홈런 84타점 49득점 47볼넷 92삼진 출루율 .325 장타율 .390 OPS .715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 3할대(.308)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결승타 7개를 기록했다. 주 포지션 2루를 떠나 1루로 옮겼지만 엄청난 수비 안정감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FA 신청을 고려할 만했지만 36세 나이에 B등급이라는 점이 불안 요소였다. B등급 FA는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가 발생한다. 키움에 대한 애정이 컸던 최주환은 FA 신청을 하지 않고 다년 계약으로 팀에 잔류했다.
최주환은 계약 후 “키움에서 보낸 2024시즌이 선수 생활에 있어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쉬움도 있지만 어느 때보다 즐겁게 야구했다. 키움이 저를 선택해주고, 다년 계약을 제안해주셔서 감사하다. FA 신청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키움에 남아 동료 선수들과 선수 생활을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주환을 잔류시킨 키움은 앞서 다른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도 영입하며 빈틈을 발 빠르게 메우고 있다. 지난달 11일 SSG에서 방출된 외야수 강진성(30)을 데려오더니 4일에는 삼성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외야수 김동엽(34)을 영입하며 공격력을 보강했다.
강진성과 김동엽 모두 최근에는 하향세였지만 우타 거포로 실적이 있는 선수들이다. 강진성은 2020년 NC 시절 3할대 타율(.309)과 함께 12홈런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통산 92홈런을 기록한 김동엽도 20홈런 시즌만 3번이다. 올해 팀 타율(.264), 홈런(104개), OPS(.717) 모두 10위에 그치며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키움은 큰돈 들이지 않고 두 선수를 데려와 타선 뎁스를 강화했다.
키움은 최근 2년 연속 10위로 마쳤다. 2년 연속 꼴찌는 구단 최초 불명예였다. 올해는 리빌딩을 감수한 시즌으로 8월까지 4할대 중반 승률로 선전했지만 마지막 24경기 5승19패(승률 .208)로 무너졌다. 결국 2023년(58승83패3무 승률 .411)보다 못한 성적(58승86패 승률 .403)로 시즌을 마쳤다.
내년까지는 리빌딩 기간이지만 그렇다고 성적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급 FA 영입은 어렵지만 방출 시장에서 즉시 전력으로 쓸 만한 강진성과 김동엽을 데려온 뒤 최주환을 잔류시키며 내년 시즌 탈꼴찌를 향한 의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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