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 쿨루셉스키(24)가 '캡틴' 손흥민(32, 이상 토트넘 홋스퍼)을 감싸안았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심하게 짜증낸 뒤 라커룸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공개됐다. 쿨루셉스키는 그가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 교체된 뒤 라커룸에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지난 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0라운드에서 빌라를 상대로 4-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잠재적인 4위 싸움 경쟁자인 빌라를 무너뜨리며 7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이 경기를 통해 허벅지 부상을 떨치고 4경기 만에 복귀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과 함께 공격 2선을 꾸렸다. 최전방 원톱은 도미닉 솔란케가 맡았다.
손흥민이 차이를 만들었다. 그는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4분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를 떨쳐내고 골문 앞으로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존슨이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시즌 3호 도움이었다.
그러나 이날 손흥민의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후반 11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갑작스레 그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히샬리송을 투입했다. 손흥민은 너무나 이른 교체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이 맞는지 확인했고, 벤치에서도 굳은 표정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공에 대고 무언가 외치기도 했다.
PL 공식 계정도 당황한 얼굴의 손흥민 사진을 게시하며 "손흥민은 토트넘이 첫 번째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을 때 자신의 이름이 불릴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 역시 "포스테코글루는 빌라와 경기에서 60분도 안 돼서 손흥민을 교체했다. 그러자 손흥민은 벤치에 앉아 충격에 빠졌다"라고 주목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 예방 차원에서 계획된 교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흥민은 분명히 부상을 입었다가 돌아왔고, 지난 경기에서는 60분경에 피로를 느꼈다. 그 때문에 오늘은 그 이상 뛰지 않을 예정이었다. 따라서 그는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 55분에서 60분 이상 소화하지 않을 것이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좋은 점은 손흥민이 교체되기 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엄청난 크로스로 우리의 동점골을 만들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결코 그 이상 플레이하지 않을 예정이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후반 30분 솔란케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터트렸고, 후반 34분엔 솔란케가 히샬리송의 어시스트로 멀티골을 뽑아냈다. 여기에 후반 추가시간 제임스 매디슨이 기습 프리킥으로 골망을 가르며 경기를 승리로 매조지었다.
게다가 히샬리송이 부상으로 재교체되면서 손흥민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손흥민의 컨디션 관리와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토트넘이다.
그러나 손흥민의 불만스러운 반응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다. 토트넘 스카우트 출신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은 최근 많이 출전하지 못했고, 강도 높은 경기를 뛰고 있었다. 따라서 그는 본인의 이익을 위해 교체된 것"이라며 "그렇게 화를 내다니 이상하다. 손흥민과 포스테코글루는 시작 전에 한 시간만 뛸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불필요한 반응이었다. 주장에게 보고 싶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감독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선배 제이미 레드냅 역시 "솔직히 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히샬리송이 들어와서 손흥민의 포지션에서 골을 만들어냈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을 보호하려 노력한다. 솔직히 말해 보기에 조금 불편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손흥민으로서도 할 말은 있었다. 킹의 예상과 달리 그에게도 전혀 예상치 못한 교체였기 때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아니다. 어떤 다른 점도 보지 못했다. 교체되는 걸 좋아하고 기분이 괜찮은 선수가 있다면 놀랄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과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건 전반적인 상황"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쿨루셉스키도 손흥민이 불만을 빠르게 잊고 라커룸에서 기분 좋은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은 매우 행복했다. 후반전에 정말 좋은 플레이를 펼치며 기회를 창출했기 때문에 그가 실망한 걸 이해한다"라며 문제 삼지 않았다.
또한 쿨루셉스키는 "그저 몸 상태 때문에 더 이상 뛸 수 없으면 답답하다. 부상당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축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기장에 있는 것"이라고 끄덕였다.
끝으로 그는 손흥민의 어시스트가 나오자마자 승리를 확신했다고 밝혔다. 쿨루셉스키는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1골이 나오면 4골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히 그렇게 됐다"라며 "손흥민의 러블리한 크로스와 존슨의 멋진 마무리로 한 골을 넣자마자 우리가 이길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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