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 하흐 말 들을걸' 맨유 650억 투자→96kg 과체중→고작 15경기 1골..."사실 보드진 픽이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1.06 09: 19

이번만큼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안목이 옳았던 모양이다. 그가 사실은 '네덜란드 커넥션'인줄 알았던 조슈아 지르크지(23) 영입에 반대했다는 소식이다.
영국 '더 선'은 5일(이하 한국시간) "맨유에서 경질된 텐 하흐 감독은 3650만 파운드(약 654억 원)를 주고 지르크지와 계약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과체중이라는 이유로 지르크지에게 화를 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지르크지는 지난여름 과체중으로 맨유에 도착했고, 텐 하흐는 그를 원하지도 않았다. 3650만 파운드짜리 실패인 그는 올 시즌 단 한 번만 득점했으며 프리미어리그(PL) 12경기 중 4경기만 선발 출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르크지는 감독이 아니라 맨유 보드진이 원했던 선수라는 것. 더 선은 "지르크지는 맨유에 도착해 체중을 줄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의 몸 상태는 텐 하흐를 행복하지 않게 만들었다. 애초에 그는 텐 하흐가 선택한 공격수도 아니었다"라며 "이네오스(INEOS)가 꾸린 새로운 맨유 보드진은 지르크지를 가성비 좋은 선수로 꼽았다"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지르크지는 '스톤(stone) 오버웨이트'였다. 스톤은 영국에서 일반적으로 14파운드(6.35kg)를 일컫는 말이다. 즉 지르크지가 맨유에 도착했을 때 정상 체중에서 6.35kg를 초과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평소 그의 몸무게가 90kg 정도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96kg가 훌쩍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스트라이커 보강을 노렸고, 볼로냐에서 주목받고 있던 지르크지를 데려왔다. 1년 전 옵션 포함 8500만 유로(약 1279억 원)를 주고 영입한 라스무스 호일룬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기 때문. 공격수를 한 명 더 데려와 호일룬의 부족함을 메우겠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지르크지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 역시 떠오르는 유망주에 불과한 데다가 결정력이나 파괴력이 뛰어난 유형은 아니기 때문. 오히려 지르크지는 마무리가 약점으로 꼽히고,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2선 연계에 강점을 지닌 선수다. 당연히 맨유가 찾고 있던 9번 공격수 역할에 어울리는지 의문 부호가 붙었다. 
그럼에도 거액을 주고 지르크지를 품은 맨유. 하지만 불안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지르크지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단 1골 2도움에 그치고 있다. 호일룬을 밀어내기는커녕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주로 벤치에 앉고 있다.
더 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르크지 영입을 꺼렸던 텐 하흐 감독의 판단이 옳았던 셈이다. 더 선은 "많은 팬들이 여전히 지르크지가 PL에서 뛰기 충분한 피트니스 수준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이는 현재 논쟁의 여지가 많은 문제"라며 "지르크지는 유로 대회에서 단 2분만 뛰었음에도 프리시즌 훈련에 불참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휴가를 보내며 할당된 시간을 쉬었다. 동료들도 LA에서 훈련하고 있었지만, 인사만 건네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라고 폭로했다.
한편 텐 하흐 감독은 지르크지를 비롯한 공격수들의 부진 속에서 경질됐다. 맨유는 지난달 28일 "텐 하흐는 2022년 4월에 부임해 2023년 카라바오컵과 2024년 FA컵에서 우승하며 두 개의 국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가 우리와 함께하는 동안 해준 모든 일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행운이 깃들길 기원한다"라고 발표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텐 하흐는 현지 시각으로 월요일 아침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는 지난여름 1년 계약 연장을 맺으면서 2026년 6월까지 맨유를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거듭된 성적 부진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맨유는 올 시즌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치른 리그 9경기에서 3승 2무 4패에 그쳤고, 뤼트 반니스텔루이 임시 감독 체제에서는 첼시와 1-1로 비겼다. 총 10경기에서 승점 12점을 거두며 13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1967-87시즌 이후 최저 성적이다. 맨유는 득점도 단 9골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지 못한 3팀 중 하나다.
맨유를 이끌 다음 사령탑은 후벵 아모림 감독으로 정해졌다. 그는 오는 11일 스포르팅을 떠나 맨유에 공식 부임할 예정이다. 맨유는 아모림 감독을 빠르게 선임하기 위해 바이아웃 금액을 포함해 1100만 유로(약 165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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