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에서 FA로 풀린 우완 투수 조 켈리(36)가 뉴욕 양키스를 직설적으로 평가 절하했다. 다저스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내준 양키스를 두 번 죽인 돌직구 발언. 틀린 말이 아니라 양키스는 더욱 뼈아프다.
켈리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공개된 야구 전문 팟캐스트 ‘Baseball Isn’t Boring’에 출연해 월드시리즈 상대팀이었던 양키스를 신랄하게 평가했다. 다저스는 양키스를 4승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어깨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지 못했지만 다저스 선수단과 동행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순간을 함께한 켈리는 “처음부터 미스매치였다”며 양키스가 다저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순위를 다시 매기면 양키스는 (12개팀 중에서) 8위 아니면 9위였을 것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메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양키스보다 앞선다. (ALCS에서 양키스에 패배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도 형편없었지만 전반적으로 양키스보다 더 나은 수비와 야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켈리는 “내야에 공만 보내면 양키스는 플레이를 못한다. (1차전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글레이버 토레스의 어설픈 플레이에 3루까지 추가 진루한 것을 보지 않았나”라며 “우리 모두 양키스 수비가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다저스이고, 사소한 부분까지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1차전에서 1-2로 뒤진 8회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장타를 날렸다. 2루까지 전력으로 내달린 오타니는 양키스 2루수 토레스가 중계 과정에서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사이 3루까지 갔다. 이어 무키 베츠의 희생플라이로 오타니가 홈을 밟아 2-2 동점이 됐고,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10회 프레디 프리먼의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다저스가 이겼다.
양키스는 마지막이 된 5차전에도 허술한 수비로 자멸했다. 5-0으로 넉넉히 앞선 5회 중견수 애런 저지의 어처구니없는 포구 실책이 발단이 돼 5실점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2사 만루에서 베츠의 1루 땅볼 때 투수 게릿 콜이 기본 중의 기본인 베이스 커버를 하지 않아 허무하게 점수를 내준 뒤 와르르 무너졌다. 양키스는 수비 디테일이 부족했고, 이런 부분을 켈리가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켈리가 말한 내용은 지난 1일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조엘 셔먼 기자에 따르면 다저스는 양키스 전력 분석을 통해 기본기보다 재능에 의존하는 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격적으로 주루 플레이를 하면 양키스가 자멸할 것으로 봤고, 삼진을 당하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공략 포인트가 정확히 적중했고, 월드시리즈 완승으로 이어졌다.
켈리처럼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이날 팟캐스트 ‘B/R Wakl-Off’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가 월드시리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에 1승2패로 밀리며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4~5차전을 잡고 기사회생한 다저스는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메츠를 4승2패로 꺾은 뒤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를 손쉽게 제압했다.
상대적으로 월드시리즈가 쉽게 느껴졌다. 켈리는 “우리는 그저 평범한 다저스의 야구를 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스카우팅 리포트를 검토한다. 모든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인다. 우리 클럽하우스에는 거물급 슈퍼스타들이 많지만 게으르지 않고, 다들 열심히 플레이한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차별점이다”고 다저스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겨울 다저스와 1년 800만 달러에 FA 재계약한 불펜투수 켈리는 올 시즌 35경기(32이닝) 1승1패13홀드 평균자책점 4.78 탈삼진 35개를 기록했다. 어깨 부상 때문에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가을야구에도 던지지 못했다. 최근 5년간 어깨, 팔꿈치, 이두근, 사타구니, 햄스트링 등 다양한 부위를 다쳐 10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