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이 개봉 3주차에도 열심히 홍보에 임하는 이유를 밝혔다.
7일 오후 KBS 쿨FM ‘이은지의 가요광장’에는 영화 ‘보통의 가족’ 감독 허진호, 배우 수현이 출연해 작품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두 사람의 출연에 앞서 DJ 이은지는 허진호 감독의 ‘봄날의 간다’의 일부를 패러디하며 게스트를 맞았다. 허진호 감독은 “‘보통의 가족’을 많이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입을 열었고, 수현은 “홍보요정이다”라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은 ‘홍보왕자’라는 별명에 “이제 ‘보통의 가족’이 상영 중에 있고, 영화가 오랫동안 만났으면 하는 바람에서 많이 하고 있다”며 “(다른 감독들에) 욕 먹을 거 같다. 다른 감독들이 자기들도 많이 해야한다고”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진호 감독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영화 홍보에 열심히 임했다. 작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보통의 가족’은 두 형제의 아이들이 어떻게 보면 숨길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른다. 양심에 따라서 거기에 처벌을 할 것인가, 숨길 것인가를 두고 두 형제 가족이 부딪히는 이야기다. 형은 설경구 배우, 그리고 수현 씨가 아내 역. 여긴 굉장히 부자인 변호사 집안”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허 감독은 “장동건 배우는 의사다. 김희애 배우가 아내 역인데, 거긴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한쪽은 물질적인 게 최우선, 둘째 가족은 그것보다 소중한 게 있다. 무료 봉사도 다니고, 둘이 부딪히고 싸운다”고 했고, 수현은 ““여자들의 케미도, 신경전이 있다. 여성분들도 공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탄탄한 라인업이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허진호 감독은 어떻게 섭외에 성공했을까. 허 감독은 “대본이 좋았고요. 원작 소설이 있었고, 이 영화 포함해서 네번째 만들어졌다. 이야기가 좋으니까 배우들이 좋아하지 않았을까”고 추측했고, 수현은 “맞다. 대본 보자마자 이 작품 하고 싶다. 그리고 감독님이 계시잖아요. 뭘 생각해, 해야지. 뭘 망설여”라고 대본을 받았을 당시를 회상했다.
‘보통의 가족’은 수현의 첫 한국 영화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수현에 작품을 고르는 기준을 묻자, 그는 “아무래도 캐릭터다. 결이 안맞는 작품이 제안이 왔는데, 인연이 안된 것 같다. 이 작품의 지수 역을 봤을 땐 궁금증도 생기고, 아리송한 부분이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라는 스스로 질문이 생기더라. 아마 보시는 분들은 아마 공감하는 캐릭터가 다 다를 거다”고 밝혔다.
수현에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 역할을 묻자 “저도 사극에 대한 오랜 로망이 있고, 로맨스하고 싶다고 인터뷰 중에 많이 이야기했다”며 “저는 여성스러운, 애틋한 작품. 감독님 듣고 계시죠?”라고 ‘한국 로맨스 거장’ 허진호 감독에 깜짝 어필을 이어갔다.
보통 촬영 현장마다 다른 감독의 특색이 드러나기 마련, 수현에 허진호 감독의 특징을 묻자 “제가 본 허진호 감독님은 예쁘게 웃으시는 분이다. ‘흐흐흐흐’ 이렇게 웃으신다. 저희가 항상 테이크를 다양하게 하게 해주셨다. 저희를 인정을 많이 해주시는 분이다. 아이디어를 내면 ‘그렇게도 해볼까? 흐흐흐’하신다. 현장에서 너무 재밌게 했다”고 표현하며 한번도 화를 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허진호 감독이 본 배우 수현은 어떨까. 허 감독은 “수현 씨는 정말 설경구 배우이 남편이고, 김희애 배우는 동서다. 근데 이제 나이 차이가 굉장히 나는데, 트로피 와이프 같은 느낌도 주고. 그래서 비호감인데, 나중에 보면 ‘보통의 가족’에서 가장 정상인 건 수현 배우 1명이다. 그럴 정도로 배우들이 부딪히는 신이 많았는데 정말 긴장 안하고. 김희애 배우랑 부딪히는 신이 많았는데, 김희애 배우가 ‘신인 배우같은 느낌이다’라고 칭찬했다. 긴장할 만한도 한데, 이만큼도 안했다”고 칭찬했다.
이에 수현은 “(장)동건 선배님이 김희애 선배께 ‘신인 같은 고수’, 저한테는 ‘고수 같은 신인’이라고 해주셨다. 이말을 제가 하니 굉장히 민망하다”며 웃기도.
한 청취자는 두 사람에게 ‘엔딩크레딧 노래가 너무 좋다’고 칭찬했고, 수현은 “맞아요. 음악이 너무 좋다. 무대인사 전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엔딩 음악을 정말 많이 들어도 질리지가 않더라. 항상 그런 얘기를 했다”고 공감했고, 허진호 감독은 “엔딩크레딧 음악은 조성호 음악감독이 했다.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취자는 ‘보통의 가족’ 촬영 중 귀신을 보거나 대박 기운을 느낀 순간이 있었냐고 물었고, 수현은 “저 있다. 엔딩신 찍을 때 계속 낮부터 찍고, 디너신을 찍고, 엔딩을 찍는데. 정말 빠듯했다. 해가 뜰것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근데 저를 촬영해야하는데 갑자기 코피가 나더라. 그래서 제가 허겁지겁 닦고 찍었는데, 감독님이 그 표정이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근데 제가 마지막 신인데 얼마나 신경 쓰였겠냐”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그러면서 “근데 피는 좋은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고, 이은지는 “맞아요. 꿈에서 피 나오거나 정치인, 연예인 나오면 로또 사라고 하잖아요. 열연 덕에 영화에 좋은 기운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로맨스 거장이라고 불리는 허진호 감독이 미묘한 감정과 가치관을 담은 ‘보통의 가족’을 찍은 것도 반전. 이에 허 감독은 “‘보통의 가족’은 제가 만들었던 기존의 영화와 결이 다른데, 인간 본성에 관한 부분이나 사회의 문제점을 다룰 수 있는 부분이라 선택하면서, 다른 스타일로 찍게 된 것 같다”며 “칭찬을 좀 들어서, 기분이 좋다. 저도 ‘멜로만 할 것같다고 했는데, 다른 것도 좀 하네’라는 말을 들어서”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허진호 감독은 “좀 더 오래 상영됐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고,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영화관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까지 관람을 강조했다.
한편, 영화 ‘보통의 가족’은 지난달 16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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