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성공의 기준이던 시절에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도 '대학 간판'에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바쁜 스케줄로 대학에 들어가서도 제대로 학업을 수행할 수 없다면, 차라리 대입을 포기하거나, 수능에 미응시하는 고3 스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수나 배우 등 본업에 집중하는 길을 선택하는 편이다.
4세대 대표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해린은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하지 않기로 했다.
7일 오후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인 해린은 오는 14일 치러지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06년생인 해린은 올해 수능 응시 대상자이지만, 국내를 비롯해 해외까지 글로벌하게 활동이 예정돼 있는 만큼 수능을 보는 대신 본업에 집중하는 것을 택했다.
해린과 같은 2006년생인 엔믹스 규진, 르세라핌 홍은채, 피프티피프티 하나 등이 수능을 보지 않고 본업인 아이돌 활동에 더욱 힘을 쏟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아이브 장원영도 2년 연속 수능 미응시를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시험을 보지 않는 대신,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에 선 친구들을 위해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장원영의 소속사는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측은 "장원영의 의견에 따라 추후 대학 진학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고, 대입 도전을 미루면서 아이브 활동에 더욱 몰입했다.
또한 장원영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날, 아이브 멤버들과 함께한 응원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장원영은 "모두의 응원이 필요한 수능이 다가왔다"고 말문을 열었고, 가을은 "전 시험 생각만 해도 정말 가슴이 떨린다. 수험생 여러분이 꿈을 향해 지금껏 노력해 온 모습이 정말 정말 멋있다"고 운을 뗐다.
이서는 "우리 수험생 여러분, 특히 수험생 다이브 분들은 엄청난 힘을 갖고 계신 분들이다"고 말했다. 레이는 "이번 수능도 멋있게 이겨내실 수 있을 거라고 저희 아이브는 믿고 있다"고 밝혔다.
장원영은 "수험생 여러분! 떨지 말고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셔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시길 저희 아이브가 기도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리즈는 "여러분이 원하시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열정과 에너지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여자 가수들의 수능 포기, 그리고 본업 집중은 이미 보아 때부터 시작됐다.
13살에 데뷔한 '아시아의 별' 보아는 KBS2 '승승장구'에서 "대학에 못 갔지만 학업을 포기한 건 후회하지 않는다. 대신 그 만큼 값진 커리어가 쌓았다"며 "한때 대학에 갈까 고민했지만 그건 유령 학생이더라. 가수 생활 하는데 대학 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소신을 내비쳤다.
대학을 가지 않은 아이유는 과거 SBS '힐링캠프'에서 "원래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학교와는 끝이라고 생각해서 고3만 바라보며 살았다. 또 가수생활을 하느라 학교생활에 좀 소홀했던 것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대학 갈 성적도 못 됐다. 특례입학으로 가서 공부 잘하면 멋있겠지만 당장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가는데 잘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수능을 포기한 이유를 고백했다.
이와 함께 소녀시대 태연도 한 라디오에서 "공부를 하고 싶지만 활동 때문에 여건이 안되어서 일부러 안 갔다"고 밝혔고, 미쓰에이 출신 수지도 "출석도 자주 못할텐데 대학을 꼭 가야 하나?"라며 본업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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