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FA 투수 최대어 엄상백(28)을 영입했다. 유격수 심우준(29)에 이어 연이틀 FA들을 잡으며 큰손 행보를 이어갔다.
한화는 8일 FA 투수 엄상백과 계약을 발표했다. 4년 총액 78억원의 조건이다. 계약금 34억원, 연봉 총액 32억5000만원, 옵션 11억 5000만원 등 최대 78억원이다.
전날(7일) 유격수 심우준을 4년 최대 5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총액 18억원, 옵션 총액 8억원)에 영입한 한화는 엄상백까지 잡으며 외부 FA 영입 한도 2명을 빠르게 채웠다. 2명에게 총 128억원을 투자했다.
한화는 '엄상백의 우수한 구위와 제구, 체력 등을 바탕으로 향후 팀의 선발 로테이션 한자리를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혁 한화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선발투수 뎁스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져 빠르게 영입을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며 "엄상백의 합류로 기존 선발진과의 시너지는 물론 젊은 선발자원의 육성 계획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엄상백 역시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모습으로 구단과 팬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 엄상백은 "좋은 평가로 가치를 인정해 주신 한화 이글스에 감사하다. 열정적인 팬을 보유한 좋은 구단에 올 수 있어 기쁘다"며 "선발투수로서 내년 시즌부터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으로 반드시 팬과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원태와 함께 이번 FA 시장의 몇 안 되는 선발투수 자원이었던 엄상백은 일찌감치 한화의 영입 후보로 주목받았다. 20대 후반으로 젊은 나이에 B등급으로 보상 규모가 크지 않아 FA 투수 ‘최대어’로 평가됐다. 선발투수 보강을 원한 한화에 필요한 선수였고, 빠르게 영입을 완료했다.
덕수고 출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은 지난 2015년 1차 지명으로 신생팀 KT에 입단했다.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으로 기대를 받았고, 올해까지 KT에서 9시즌 통산 305경기(107선발·764⅓이닝) 45승44패3세이브28홀드 평균자책점 4.82 탈삼진 670개를 기록했다.
2015년 데뷔 첫 해 선발로 기회를 받은 엄상백은 2016년부터 불펜으로 보직 옮겼다. 2016~2018년 3년간 28홀드를 올린 엄상백은 2019년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해 군복무했고, 2021년 7월 전역 후 제구가 안정돼 KT 선발 자리를 꿰찼다.
2022년에는 풀타임 선발로 33경기(140⅓이닝) 11승2패 평균자책점 2.95 탈삼진 139개로 활약하며 승률왕(.846)에 올랐다. 올해는 29경기(156⅔이닝)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 탈삼진 159개를 올렸다. 데뷔 첫 규정이닝 시즌을 보내며 개인 최다승을 거뒀다.
최근 3년간 82경기(408⅔이닝) 31승18패 평균자책점 3.88 탈삼진 387개 WHP 1.24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전체 다승 공동 6위(국내 공동 5위), 탈삼진 8위(국내 6위), 이닝 10위(국내 8위)에 올랐다. 200이닝 소화한 투수 46명 중 WHIP 11위, 평균자책점 22위로 리그 평균 이상 성적을 냈다.
1~2선발급 성적은 아니지만 3~5선발로 최근 3년간 꾸준한 활약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대 후반으로 나이대도 전성기에 접어든다. 타고투저로 투수가 어느 때보다 귀한 리그 사정상 엄상백 같은 젊은 선발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직구 구속이 떨어졌지만 체인지업, 커터 구사 비율을 높이며 레퍼토리에 변화를 주고,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이로써 한화는 외국인 투수 두 자리에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으로 이어지는 5인 선발진을 구축했다. 올해 한화는 류현진만 유일하게 규정이닝(158⅓이닝) 시즌을 보낼 만큼 선발진에 변수가 많았다. 김민우가 팔꿈치 토미 존 수술로 4월에 시즌 아웃됐고, 신인 황준서도 체력 저하로 7월부터 보직을 불펜으로 옮겼다. 문동주도 견갑골, 어깨 통증으로 시즌 막판 이탈하며 현재도 재활 중이다. 선발진에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엄상백을 잡아 한 자리를 확실히 채웠다. 김민우가 건강하게 돌아오고, 황준서가 성장하면 강력한 선발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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