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정년이’·‘지옥2’ 연이은 특별출연에 “개런티 많이 부를까 걱정됐나?” [인터뷰②]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4.11.11 14: 45

배우 문소리가 연이은 특별출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씨제스스튜디오 사옥에서 배우 문소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문소리는 최근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를 비롯해 tvN ‘정년이’, 넷플릭스 ‘지옥 시즌2’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말이 필요없는 명불허전의 연기와 함께 한계없는 캐릭터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에서 문소리는 내면의 고독함을 소중히 여기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아 복잡한 심경을 느끼는 예일대 교수 벨라로 분했으며,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에서 문소리는 극 중 찬란했던 과거를 외면한 채 정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진 천재 소리꾼 서용례로, 또 ‘지옥 시즌2’에서는 세상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수경으로 변신했다.

이날 문소리는 ‘정년이’에서 김태리의 모친 역할을 맡으면서 가족끼리 어떤 케미를 보여주려고 했는지 묻자 “태리 씨랑은 그전부터 여러 작품을 같이 해서 친분이 있었고, 어떻게 이 작품을 시작하고 진행하는 과정은 제가 합류하기 전부터 지켜봤기 때문에 케미를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뭐..”라고 자연스럽게 케미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오경화 배우는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 목포 사투리 어학연수를 갔는데 태리랑 경화랑 선생님이 먼저 내려갔고, 저는 다음날 합류를 했다. 내려가니까 경화가 잠옷바람으로 ‘어머니 오셨어요’하는데 정말 순수하고 훌륭한 영혼을 가진 배우다. 우리 셋이 격없이 터놓고 지내게돼서, 청산도가 참 좋다. 가기가 멀지만 가면, 각자 숙소가 따로있는데 새벽까지 아랫목에 이불깔고 모여서 작품얘기랑 하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자고 가겠다’, ‘네방가서 자라’ 실랑이를 할 정도로 셋이서 청산도에서 시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정년이 같은 딸은 어떠냐는 물음에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나니까. 엄마 탓이다. 엄마 딸이라 그런다. 제 딸이 말 안들으면 저 닮아서 그런거겠죠”라고 쿨한 모습을 보였다.
서공례는 과거 천재 소리꾼 채공선이라는 사실을 숨긴채 두 딸을 키우던 인물. 문소리는 정년이의 모친인 서공례이자, 천재 소리꾼이었던 채공선까지 연기해야 했기에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이에 그는 “어려운 것만 시켜주셔서 고맙다”면서 “전 ‘아가씨’ 때도 저만 진짜 일본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일본어를 하는 한국 사람, 나는 일본 귀족이었다. 정말 틀리면 안됐다”라고 그동안 작품을 돌아봤다.
문소리는 “제가 그때도 박 감독님한테 ‘일본 여자를 캐스팅했어야한다’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했는데. 그때 ‘뭐라도 자기랑 하고 싶어서 그랬지’하셨는데, 이번에도 타고난 소리꾼이었다. 그런게 좀 어떻게 하겠나. 믿고 맡겨주신 거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보려고 했다. 그래도 어떤 챌린지가 있는 역할들이 배우들한테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자극도 되고, 흥분도 되고 도전한 지점이 있는 역할을 주시면 행복하다”면서도 “일반적인 것도 잘 될 수 있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라미란과 감정 연기를 선보이면서 어떻게 호흡을 맞추려고 했는지 묻는 질문에 문소리는 “미란이도 서로 같이 한지 오래됐다. 오래된 친구같다. 제가 친구라고 하면 미란이가 ‘친구 아니야, 언니잖아’할 거다. 어쨌든 오래된 사이여서, 호흡 맞추고 그런건 없었다. ‘하자’하고 편했다. 서로 소리지르고 그런 신인데도 굉장히 늘 같이 했던 사람처럼”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문소리는 과거부터 여배우의 다양한 역할과 관련해 목소리를 냈던 사람. ‘정년이’ 에 여러 여자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에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는 말이 나오자, 문소리는 “그 속에서 연기를 해야했던 류승수, 김태훈 씨에 큰 박수를 드리고 싶다. 현장에서 위축될 수도 있다. 현장 스태프도 여자가 많았다. 감독님도 그렇고, 연출부도 여자였다. 불편한 점은 없었겠지만, 외롭지 않았을까”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래 일하니까 이런 장면도 보게되는구나 반갑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정년이’와 ‘지옥 시즌2’ 모두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나중에는 연상호 감독님이 특별출연이라는 말을 철회하더라. ‘난 며칠 안찍었잖아요’ 했더니 말씀을 너무 많이 하고 가셔서 그런지 ‘특별이 아닌 걸로 하자’고. 하고싶은대로 하시라고 했다. 저한테는 크레딧에 특별히 출연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오든 안 나오든 중요하지 않다. 내가 개런티를 더 비싸게 부를까봐 걱정됐나?”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문소리는 “이정도면 특별 출연이 아니라 아무거나 출연으로 가야한다. 그래도 배우로서 더 작품이 재밌고 빛날 수 있게 연기하면, 사실 이제는 (특별출연 여부는) 크게 상관이없다. 배우로서 더 재밌는 연기가 의의가 있다”며 “분량이 작아서 미안하니까 특별출연으로 부탁하는거다. 적은 분량으로 부탁하기 미안하니까 그렇게 부탁하는 거 아닐까 생각이 든다”라고 특별출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문소리는 올 한해 특별한 활약을 보여준 점과 데뷔 25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 “그런거 세지마세요. 영원히 할거니까”라면서 “작품이 있다는 거에 늘 감사하고, 늘 어렵다는 한국영화 르네상스 전에 데뷔를 해서, 어떻게 보면 호황기도 봤고, 그 뒤로는 어렵다,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그래도 제가 갈 영역이 있고, 그래도 재밌게 작업할 여건을 만들어주는 동료들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내년에도 특별한 일이든, 안특별한 일이든 다양한 무대든, 출연이든, 채널이든 찾아오겠다”고 말해 앞으로도 활발한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cykim@osen.co.kr
[사진] 씨제스스튜디오 제공, 드라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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