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FA 시장에서 유격수 심우준(29)을 4년 최대 50억원 거액에 영입했다. 내년 시즌 성적을 내기 위해선 센터 라인 강화가 필요했고, 유격수로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FA 심우준을 일찌감치 낙점했다. 수비가 좋고, 발 빠른 선수를 선호하는 김경문 한화 감독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
심우준의 50억원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몸값으로 ‘오버 페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시장 가치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원소속팀 KT에서도 엄상백보다 심우준을 우선 순위로 놓고 거액을 제시할 만큼 현장 평가가 대단히 높았다. 어느 팀이든 젊은 주전 유격수를 단기간에 키우기가 쉽지 않다.
심우준을 영입했고, 올해 주전 유격수로 뛴 이도윤도 있지만 한화는 미래 유격수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32순위로 덕수고 배승수(18), 7라운드 62순위로 라온고 이지성(19)을 지명한 뒤 육성선수로 성균관대 내야수 이승현(22)까지 유격수 자원을 3명이나 확보했다. 심우준과 10년가량 나이 차이가 나는 선수들로 다음 세대 유격수가 될 수 있다.
김경문 감독도 지난달 중순 대전에 합류한 신인들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수비 기본기가 잘 돼 있다. 스카우트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도 3명의 신인 내야수들을 데려가며 미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 중 4라운드에 뽑힌 배승수에게 시선이 간다. 고교야구에서 유격수로 최고 수비력을 갖춘 유망주로 평가된 배승수는 올해 고교 34경기 타율 3할1푼(100타수 31안타) 1홈런 12타점 11도루 OPS .875로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화는 2021년 2차 2라운드 전체 21순위로 송호정, 2023년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이민준 등 최근에도 유격수들을 상위 순번에 지명했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배승수까지 뽑았다. 장기적으로 유격수 뎁스 보강을 필요로 했던 한화가 외면할 수 없는 재능이었다.
배승수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빠른 순번에 뽑혀서 놀랐다. 수비 쪽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모자란 부분이 많다. 한화에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어릴 때부터 캐치볼을 하면서 가슴 앞에 정확히 던지는 연습 많이 했다. 송구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184cm 큰 키에 비해 체중이 75kg으로 아직 마른 체구인 배승수는 아직 힘과 체력이 떨어진다. 스스로도 잘 안다. 그는 “선배님들과 훈련하면서 피지컬과 힘의 차이를 느낀다. 타구 속도도 고교 때보다 확실히 빠르다”며 “피지컬이 완성되지 않으면 144경기 시즌을 뛸 수 없다. 살도 찌우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고 보완점을 이야기했다.
메이저리거 골드글러버 김하성과 같은 팀이 된 내야수 황영묵을 롤모델로 하는 배승수는 “처음 황영묵 선배님을 봤을 때 되게 신기했다. 같이 훈련하면서 야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자세히 알려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앞으로 야구를 최대한 오랫동안 하는 것이 목표다. 한화에서 주전 유격수로 오래 뛰는 원클럽맨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