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 공백의 대안은 있을까?
2025 시즌 통합 2연패를 노리는 KIA 타이거즈가 FA 집토끼를 잡지 못했다. 불펜의 필승조 한축을 맡았던 장현식(29)이 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와 계약했다. LG는 2023시즌 탄탄한 불펜을 앞세워 우승했으나 2024 시즌 불펜이 무너지면서 2연패에 실패했다. 장현식으로 불펜을 보강해 우승하겠다는 의지였다.
KIA의 전력누수는 불가피해졌다. 2024시즌 75경기에 출전해 75⅓이닝을 던졌던 필승맨이다. 장현식이 1이닝을 맡아주어 또 다른 필승맨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까지 후반 3이닝을 견고하게 막을 수 있었다. 후반 중요한 1이닝을 삭제할 투수가 사라진 것이다. 후반 1이닝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위기 상황이 잦아지며 승기를 쉽게 건넬 수도 있다. 전상현과 정해영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형우는 최근 은퇴선수 정근우의 개인방송에 출연해 "KIA는 내년에도 우승을 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현재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가 되어야 가능하다. FA 3명이 모두 잡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애들이 모두 싱싱하고 미쳐 날뛴다. 한번 주전으로 올라온 선수들은 기량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다들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의 궤도에 올라와 있다. 이제 자기 실력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형우의 희망과 달리 잡아야할 FA 최대어가 팀을 떠났다. 당장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올해 대체 선발투수로 우승에 밑거름으로 작용했던 우완 김도현(24)과 황동하(22)가 대역을 맡을 수 있다. 두 투수 모두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은 볼을 던지고 있다. 특히 150km대의 구위가 뛰어난 김도현을 필승맨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 3차전과 5차전에서 한껏 위력을 보인 바 있다.
이범호 감독은 내년 김도현을 선발투수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장현식의 이적으로 전략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KIA 선발진은 외국인투수 2명과 양현종, 윤영철까지 4명이 맡고 황동하와 김도현 가운데 한 명이 선발투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황동하를 선발로 기용하고 김도현에게 불펜 중책을 맡기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있다. 수술을 받은 이의리가 후반기 복귀하면 여유가 생긴다. 올해와 마찬가지도 내년에도 김도현과 황동하의 쓰임새가 많다.
FA를 선언한 임기영도 올해 부진을 씻어낼 새로운 실마리를 찾는다면 2023시즌의 커리어하이 성적을 재현할 수도 있다. 미국 단기 유학을 통해 확실히 달라진 구위와 제구를 뒤찾은 김기훈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역시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투구폼으로 바꾼 우완 유승철도 적응력에 따라 내년에는 기여도가 높아질 수 있다. 2025 신인 가운데 1라운드 김태형과 2라운드 이호민도 당장 1군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FA 시장에서 대안 마련은 쉽지 않다. 불펜 FA 가운데 김원중과 구승민이 롯데 자이언츠와 잔류계약을 했다. 홀드왕 노경은이 B등급으로 시장에 나왔으나 SSG 랜더스가 잔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NC 마무리로 뛰었던 이용찬(B등급)과 두산 김강률(C등급)도 나왔다. 선발 최대어로 평가받는 최원태를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하고 남는 투수를 불펜으로 활용할 수 도 있다. 그러나 C등급을 제외하면 모두 보상선수를 내주는 것이 걸림돌이다. 보상선수까지 내주면서 영입할 만한 확실한 카드는 아니다. KIA에게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