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활약한 배우 윤경호가 극 초반 반복된 한석규와 채원빈을 둘러싼 이상 행보를 감싸준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윤경호는 지난 15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극본 한아영, 연출 송연화, 약칭 '이친자')에서 오정환 역으로 출연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 장태수(한석규 분)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 장하빈(채원빈 분)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드라마다.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호평과 '용두용미'라는 극찬 속에 작품이 막을 내린 바. 작품 종영을 기념해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윤경호를 만나봤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윤경호는 경찰 조직을 우선하는 형사, 강력팀장 오정환활약했다. 오정환은 경찰이라는 조직과 규범, 루틴, 성실성을 중요시하는 인물. 이에 그는 장태수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도무지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성향이 맞지 않아 반목한다.
특히 오정환은 장태수가 딸 장하빈의 살인 사건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정황이나 증거들을 계속해서 목격하며 의혹 갖게 된다. 일에서 만큼은 철저한 오정환이 장태수와 장하빈의 의혹을 덮어주는 초반 설정에 대해 윤경호는 "한 두번도 아니고 크게 크게 걸리지 않나. 딸도 덮어주고, 오 팀장 성격상 칼같이 배제하는 게 맞다. 그럼에도 '수사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해서 덮어주고 같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형사분들도 프로파일링하는 범죄분석 팀과 몸으로 뛰는 강력팀이 방식에 차이가 커서 유기적이진 않다고 들었다. 그런데 장태수는 너무 비협조적이라 조직엔 방해가 된 거다. 그래서 멱살잡이도 하게 된 거다. 원래는 제가 못 참고 화를 내는 장면도 있다. 개인행동 하지 말라고. 장태수가 '내 딸이 죽게 생겼는데 어떡해'라고 받아치자 '믿었어야지, 네가 우릴 식구라고 생각하면 믿고 맡겼어야지!'라고 하는데 그게 생략됐다. 아마 감정적이라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잠깐이지만 장태수의 무언가를 이해하는 장면이 있다. 그러한 베이스들을 기반으로 저 사람도 속이 말은 아니겠구나 하는 심정이었다. 초반에 나온 대사 중에 '수사에 방해되는 인물은 아니다'라는 게 근간이라고 생각했다. 장태수가 없으면 신참내기 둘에게만 프로파일링을 의존해야 하는데 신뢰가 안 간거다. 장태수가 하는 걸 보면 기가막히게 하는 걸 보니 이해가 되더라"라고 강조했다.
다만 윤경호는 "평소 저라면 당연히 안 맞는다. 바로 불만 제기하고 빠지는 게 제 성격에 맞다. 그렇지만 우리 드라마의 결은 감정은 배제한 채 수사하는 인물 입장에서는 스마트하게 쫓아가는 데에 주안점을 뒀다. 감독님과 처음에 제일 염려한 게 '뒷북'만 치는 형사이고 싶지 않았다. 형사들이 똑똑하게 보였으면 좋겠더라. 고구마 같다는 이야기 듣고 싶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야기의 흐름상 사건이 터지고 경찰이 뒤를 조사하고 또 쫓아가는 구조가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을 때 너무 알고 있는 걸 쫓다기 보다는 거기에 다른 이야기를 같이 첨가해서라도 우리가 시청자들의 속도와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감독님도 그걸 놓치지 않으셨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건 '그래서 어떻게 되냐'가 중요하지, 감정적으로 머물러 있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 팀장만 힘든 게 아니라 장 팀장에게 자유를 줘야 뭔가가 전개가 된다. 제가 답답하다고 표출해버리면 치밀한 단계가 어긋날 수 있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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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눈컴퍼니,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