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식아 너 혹시 LG 오냐.”
지난 8일 대만 타이베이에 입성해 2024 WBSC 프리미어12에 준비에 한창이던 박동원(LG 트윈스)은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KIA 타이거즈에서 FA 자격을 얻어 권리를 행사한 ‘옛 동료’ 장현식과 관련한 ‘썰’을 접했다. 장현식이 KIA에 잔류하지 않고, LG와 계약한다는 분석이 담긴 영상이었다.
대만에 있어 국내 소식을 알 길이 없었던 박동원은 즉시 장현식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내 ‘썰’의 진실 여부를 파악했다. 그런데 이틀 동안 답장을 받지 못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난 박동원은 “유튜브 보면 요즘 너무 썰이 많지 않나. 내가 여기 있으니 들리는 소식도 없고 해서 장난으로 (장)현식이한테 ‘너 혹시 LG 오냐’고 했는데 현식이가 이틀 동안 톡을 안 봤다”라고 껄껄 웃었다.
이틀 뒤 박동원이 본 ‘썰’은 현실이 됐다. LG가 11일 “장현식과 계약기간 4년 총액 52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36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한 것.
불펜 보강이 절실했던 LG는 “장현식 선수가 뛰어난 구위와 제구력이 검증된 중간투수로서 이번 시즌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잘 보여줬다. 우리 구단의 불펜 투수진 운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거액을 투자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동원은 “10일 방에 (임)찬규가 연락 오더니 현식이가 LG 계약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때 현식이의 답장이 왔다. ‘너는 잠수 타다가 계약하니까 답장하냐’고 하니까 ‘서프라이즈였다’고 하더라. 계약을 축하한다고 말해줬다”라며 “난 아무것도 모르고 유튜브만 보고 메시지를 보낸 건데 신기했다. 본인도 찔렸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서울고 출신의 장현식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 1라운드 9순위로 프로에 입성, 2020년 8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의 일원이 됐다. 당시 NC 소속의 장현식, 김태진이 KIA로 향하고, KIA 문경찬, 박정수가 NC로 이적하는 2대2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장현식은 KIA에서 국내 정상급 필승조로 올라섰다. 2021시즌 34홀드를 챙기며 KBO리그 홀드왕 타이틀을 따냈고, 올해 75경기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의 활약과 함께 통합우승 필승조로 우뚝 섰다. 장현식의 11시즌 통산 성적은 437경기 592이닝 32승 36패 7세이브 91홀드 평균자책점 4.91이다.
박동원과는 2022년 1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정을 쌓았다. 박동원이 2022년 11월 4년 총액 65억 원에 LG와 FA 계약하며 이별하게 됐지만, 장현식의 LG행으로 배터리의 재결합이 이뤄졌다.
박동원은 “(장)현식이가 너무 잘했으면 좋겠고, 잘 데리고 왔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현식이가 LG는 처음이다. 현식이가 잘 도와달라고 해서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도와준다고 했다. 내가 옛 동료였으니 현식이가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겠다”라고 후배의 빠른 새 둥지 적응을 기원했다.
한편 장현식은 LG행이 확정된 뒤 “좋은 기회를 주신 LG 트윈스 구단에 감사드린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 보내주신 KIA, NC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앞으로는 LG 트윈스 팬분들에게 많은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LG 트윈스의 좋은 선후배 선수들과 함께 최고의 성적을 만들어 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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