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또 다시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일본과의 3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류중일호는 조별예선 1승 2패를 기록하며 조 2위까지 향하는 슈퍼라운드 진출 전망이 어두워졌다. 13일 대만과의 첫 경기 3-6 충격패를 딛고 14일 쿠바전을 8-4로 따냈지만, 난적 일본을 만나 역전패를 당했다. 반면 13일 호주를 제압한 일본은 조별예선 2승(무패)째를 마크했다.
대표팀은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4-3 승리 이후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 기준 일본전 9연패에 빠졌다. 2017년 APBC 예선 1차전(7-8), 결승전(0-7),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8-10), 결승전(3-5), 2021년 도쿄올림픽 준결승전(2-5), 2023년 WBC 1라운드(4-13), 2023년 APBC 예선(1-2), 결승전(3-4)에 이어 이날도 일본을 꺾지 못했다.
류중일호는 ‘숙적’ 일본을 맞아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3루수)-문보경(1루수)-나승엽(지명타자)-최원준(우익수)-박동원(포수)-박성한(유격수)-이주형(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최승용.
지난 2경기서 4번 중책을 맡았던 윤동희가 7타수 무안타 1볼넷 4삼진 슬럼프에 빠지며 선발 제외됐다. 평가전에서 홈런 두 방을 때려내며 그 누구보다 좋은 타격감을 뽐냈지만, 4번타자를 맡아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했다. 4번에는 전날 쿠바전에서 2루타를 치며 침묵을 깬 문보경이 투입됐다.
일본 선발 우완 다카하시 히로토를 맞아 9명 가운데 좌타자 7명이 배치된 부분도 눈에 띄었다. 김도영, 박동원만 오른쪽 타석에 서는 좌타자 위주의 라인업이었다.
경기에 앞서 만난 류중일 감독은 “주니치 소속 다카하시의 공이 빠르고 좋다. 그 선수를 얼마나 빨리 공략하느냐가 오늘의 포인트다”라며 “선발 최승용은 3이닝 정도만 막아줬으면 좋겠다. 이후 선발투수들, 소형준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불펜 대기한다”라고 플랜을 밝혔다.
이에 일본은 구와하라 마사유키(좌익수)-코조노 카이로(2루수)-타츠미 료스케(중견수)-모리시타 쇼타(우익수)-구리하라 료야(3루수)-마키 슈고(1루수)-키요미야 코타로(지명타자)-구레바야시 코타로(유격수)-사카쿠라 쇼고(포수) 순의 명단을 제출했다. 선발투수는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1.38) 다카하시 히로토.
류중일호가 1회부터 다카하시를 괴롭혔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좌전안타, 신민재가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김도영이 8구 끝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문보경이 초구에 좌전안타를 치며 2사 1, 3루 밥상을 차렸다. 나승엽이 헛스윙 삼진에 그쳐 기회가 무산됐지만, 다카하시의 투구수를 20개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선취점은 대표팀 차지였다. 2회초 1사 후 박동원이 좌측 깊숙한 곳으로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2사 1루에서 이주형의 땅볼 타구를 투수 다카하시가 놓쳐 내야안타가 되는 행운이 따랐고, 홍창기가 다카하시 상대로 1타점 선제 적시타를 날렸다. 다만 계속된 2사 1, 3루 기회는 신민재가 좌익수 뜬공에 그치며 무산됐다.
일본이 2회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모리시타가 10구 끝 중전안타, 구리하라가 우전안타로 무사 1, 2루 밥상을 차렸다. 마키가 3루수 직선타, 키요미야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난 가운데 2사 2, 3루에서 등장한 구레바야시가 최승용 상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다.
대표팀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동원이 솔로홈런으로 2-2 균형을 맞췄다. 2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다카하시의 4구째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신민재가 바뀐 투수 스미다 치히로를 만나 우중간으로 빗맞은 행운의 적시타를 날렸다. 1사 2루에서 3루 도루를 성공했고, 나승엽 대신 등장한 윤동희가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역전 2루타를 날리며 홈까지 밟았다.
일본이 5회말 다시 힘을 냈다. 2사 후 집중력이 돋보였다. 타츠미와 모리시타가 곽도규의 제구 난조를 틈 타 연달아 볼넷을 골라낸 뒤 구리하라가 9구 끝 사구로 만루를 채웠다. 이어 마키가 바뀐 투수 이영하 상대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결승타를 신고한 순간이었다.
일본은 멈추지 않았다. 7회말 선두타자 코조노가 바뀐 투수 최지민 상대 우전안타를 날린 뒤 모리시타가 1사 1루에서 올라온 정해영에게 중월 쐐기 2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대표팀은 선발 최승용이 1⅔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물러난 가운데 유영찬(2⅔이닝 무실점)-곽도규(⅓이닝 2실점)-이영하(1⅓이닝 무실점)-최지민(⅓이닝 1실점)-정해영(⅓이닝 1실점)-김서현(⅔이닝 무실점)-김택연(⅔이닝 무실점) 순으로 뒤를 지켰다.
홍창기의 4타수 2안타 1타점, 박동원의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박성한의 3타수 2안타 활약은 패배에 빛이 바랬다.
일본 선발 다카하시 또한 4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승리투수는 스미다. 타선에서는 코조노, 모리시타, 마키, 구레바야시가 멀티히트로 한국 마운드를 괴롭혔다.
류중일호는 16일 장소를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으로 옮겨 도미니카공화국과 조별예선 4차전을 치른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투수로 임찬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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