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전력 포기한 선택, 상무 입대 예정자들 FA 보상선수로 인기 폭발…제2의 임기영 나올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11.17 09: 42

상무 입대 예정자가 FA 보상선수로 연이어 지명됐다. 즉시 전력으로 쓸 수 없지만 1년 반 뒤 미래를 보고 뽑는 게 B등급 보상선수의 트렌드가 된 듯하다.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16일 KT로 FA 이적한 내야수 허경민의 보상선수로 우완 투수 김영현(22)을 지명했다. 앞서 지난 13일 KT가 한화로 FA 이적한 내야수 심우준의 보상선수로 우완 투수 한승주(23)를 뽑은 데 이어 상무 입대 예정 선수들이 연이어 선택받았다. 
허경민과 심우준 모두 B등급 FA라는 공통점이 있다. B등급 FA를 영입한 팀은 보호선수를 25명까지 묶을 수 있다. A등급 20명보다 5명을 더 보호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 1군급인 21번째 선수와 1군 엔트리 경계선에 있는 26번째 선수의 차이가 크다. 

한승주, 김영현. /OSEN DB

앞서 B등급 보상선수로 2022년 문경찬(손아섭 보상·NC→롯데), 2023년 안중열(노진혁 보상·롯데→NC), 전루걸(양의지·보상 두산→NC), 김태훈(김상수 보상·KT→삼성), 2024년 문용익(김재윤 보상·삼성→KT)이 이적했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애매한 즉시 전력 선수를 뽑느니 당장 못 쓰더라도 가능성 있는 유망주 쪽에 무게가 기운다. 과거보다 군복무 기간도 줄어 이제는 1년 반만 기다리면 돌아온다. 더군다나 경찰야구단이 2019년을 끝으로 해체된 뒤 상무야구단 입대도 경쟁이 치열해졌다. 상무에 최종 합격할 정도면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주다. 
한화 한승주가 투구를 하고 있다. 2024.03.10 / dreamer@osen.co.kr
한화 한승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4.08.29 / foto0307@osen.co.kr
부산고 출신 한승주는 2020년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입단 첫 해 시즌 중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2021을 통째로 재활했지만 올해까지 1군 4시즌 통산 73경기(9선발·110이닝) 1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5.97 탈삼진 83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7경기(6선발·70⅔이닝)1승4패2홀드 평균자책점 3.95 탈삼진 55개로 유의미한 성적을 냈다. 
올해는 1군 18경기(22이닝) 2패 평균자책점 11.45로 부진했지만 퓨처스리그 17경기(39⅓이닝) 4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1.37로 가능성을 보였다. 나도현 KT 단장은 한승주 지명에 대해 “투수진 뎁스 강화를 위한 영입이다. 최고 시속 148km 구위 좋은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존 안에 투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망주”라고 기대했다. 
한승주를 확보한 KT는 김영현을 두산으로 떠나보냈다. 광주동성고 출신 우완 김영현은 2021년 2차 5라운드 전체 45순위로 KT에 뽑혔다. 2023년 1군 데뷔 후 2시즌 통산 39경기(40⅓이닝) 승패 없이 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36 탈삼진 43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1군 31경기(33이닝) 승패 없이 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45 탈삼진 35개로 가능성을 보여주며 가을 경험도 쌓았다. 
4회말 남부리그 올스타 김영현이 무실점으로 수비를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3.07.14 /sunday@osen.co.kr
7회초 KT 김영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4.03.24 /sunday@osen.co.kr
올해 1군 8경기(7⅓이닝) 평균자책점 4.19 탈삼진 8개에 그쳤지만 퓨처스리그 30경기(34이닝) 6승1패2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33개로 괜찮았다. 두산 관계자는 김영현에 대해 “하체 중심의 좋은 밸런스를 갖춘 투수다. 최고 시속 149km 직구에 변화구로도 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지만 미래를 보고 선택지 중 가장 좋은 자원을 지명했다. 상무에서 경험을 쌓은 뒤 더욱 성장해 두산에 합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입대 예정자가 보상선수로 이적한 케이스는 2012년 윤지웅(이택근 보상·넥센→LG), 2014년 한승택(이용규 보상·한화→KIA), 2015년 김민수(권혁 보상·한화→삼성), 2015년 임기영(송은범 보상·한화→KIA), 2017년 이흥련(이원석 보상·삼성→두산), 2023년 이강준(한현희 보상·롯데→키움) 등이 있다. 
대체로 성공한 픽으로 평가받는데 그 중 임기영이 대박을 쳤다. 상무에서 전역한 뒤 2017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244경기(125선발·809⅔이닝) 49승56패4세이브20홀드 평균자책점 4.76 탈삼진 458개로 활약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전천후 투수로 KIA 우승에도 두 번 기여했다. FA 이적한 송은범보다 훨씬 높은 기여도로 보상선수 신화를 썼다. 이번에 이적한 한승주와 김영현도 제2의 임기영으로 대박을 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회말 KIA 임기영이 역투하고 있다. 2024.09.27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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