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은 자력으로 4강 진출 가능성은 사라졌다. 아직 경우의 수는 남아 있다. 한국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4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쿠바와 호주의 도움이 필요하다.
16일까지 한국은 2승2패를 기록했다. 대만과 일본에 패배했고,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에 승리했다. 일본이 3승으로 조 1위, 대만이 2승1패로 조 2위다. 호주(1승2패)와 쿠바(1승2패)가 공동 4위, 도미니카공화국(1승3패)이 최하위다.
한국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도미니카공화국과의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9-6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0-6로 끌려가다가 9-6으로 뒤집는 대역전 드라마였다. 선발 임찬규가 3이닝 4실점으로 교체됐고, 이어 나온 소형준(1이닝 1실점)과 조병현(1⅔이닝 2실점)이 추가 실점했다.
0-6으로 뒤진 6회 상대 투수 악송구 실책과 박동원과 문보경의 연속 2루타로 4-6으로 따라붙었다. ‘약속의 8회’ 빅이닝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5-6으로 추격한 1사 2,3루에서 박성한이 2타점 3루타로 역전시켰다. 최원준과 홍창기가 연달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9-6으로 쐐기를 박았다. 김서현(1⅓이닝 무실점) 최지민(⅓이닝 무실점) 박영현(1⅔이닝 무실점)의 계투로 승리했다.
한국이 슈퍼라운드(4강)에 진출하는 경우의 수는 희박하지만 남아있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려면 대만를 제치고 조 2위가 되어야 한다. 한국이 18일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한다는 전제조건으로 4강에 진출하는 경우의 수는 2개 뿐이다.
대만이 남은 호주전과 쿠바전을 모두 패배하는 것이다. 다른 경우의 수는 쿠바가 남은 일본전, 대만전을 모두 승리해서 한국, 대만, 쿠바가 3승2패 동률이 돼 TQB를 따져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대만은 17일 오후 7시30분 호주와 맞대결을 한다. 호주가 대만을 꺾는다면, 18일 최종전에서 기적을 기대해볼 수 있다. 반대로 17일 대만이 호주에 승리하고, 일본이 쿠바에 승리한다면 한국은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4강 탈락이 조기 확정된다. 운명의 날이다.
대만을 상대하는 호주의 선발투수는 미치 넌본(27)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우완 투수다. 넌본은 호주리그에서 뛰다가 2023년 미국에 진출했다. 지난해는 싱글A에서 16경기(선발 10경기) 3승 4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올해는 더블A에서 15경기(선발 1경기) 2승 1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2, 싱글A에서 선발로 14경기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넌본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상대로 잘 던졌다. 당시 넌본은 선발투수 오로클린에 이어 1-0으로 앞선 3회 등판했다. 넌본은 최정을 삼진, 양의지와 나성범은 잇따라 좌익수 뜬공 아웃으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4회는 토미 에드먼을 삼진, 김하성을 3루수 뜬공 아웃, 이정후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 선두타자 박병호를 2루수 직선타 아웃까지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었다.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줬고, 박건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가 되자 교체됐다. 넌본은 호투했는데, 구원 투수 다니엘 맥그래프가 2사 1,2루에서 양의지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넌본은 2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넌본은 1경기 등판했다. 호주가 불펜데이로 투수 12명을 쏟아부은 지난 13일 일본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허용했다. 0-2로 뒤진 3회 4번째 투수로 등판한 넌본은 2사 1,3루에서 폭투로 1점을 내줬다. 선발 경험이 있는 넌본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호투한다면, 호주의 승리 확률이 올라갈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