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이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첫 경기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지난 17일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일본이 쿠바를 7-6으로 꺾고, 대만은 호주를 11-3으로 격파하면서 슈퍼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일본이 4전 전승을 거두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를 확정지었고 대만은 3승 1패를 기록해 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2승 2패를 기록중인 3위 한국은 18일 열리는 호주전에서 승리하면 3승 2패로 대만과 동률을 만들 가능성이 있지만 첫 경기 대만전에서 3-6으로 패했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3승 2패 동률을 만들어도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다.
대회 시작 전부터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구자욱, 원태인, 김영웅(이상 삼성), 이강준(키움) 등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던 대표팀은 많은 우려와 함께 대만으로 향했다. 첫 경기에서 개최국 대만을 만난 한국은 선발투수 고영표가 2회 천천웨이에게 만루홈런을 맞았고 이어서 천제슈엔에게 투런홈런까지 허용하며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타자들이 3점을 따라갔고 불펜진도 추가 실점 없이 남은 경기를 막아냈지만 결국 3-6으로 패배했다.
첫 경기를 패배로 시작한 한국은 두 번째 쿠바전에서 올해 일본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소프트뱅크의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 선발투수로 만났다. 모이넬로는 일본프로야구에서 8시즌 동안 331경기(463⅓이닝) 30승 14패 135홀드 40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활약한 베테랑 좌완투수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쿠바 국가대표로 출전해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고 올해는 25경기(163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프로야구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에이스를 만난 한국은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지만 저력을 발휘했다. 2회 문보경 2루타, 박성한 안타, 2루 도루, 최원준 1타점 적시타, 홍창기 볼넷, 신민재 1타점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 김도영 만루홈런으로 무려 6점을 뽑아내며 모이넬로를 끌어내렸다. 에이스를 공략하는데 성공한 한국은 8-4로 승리를 거두며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곧바로 우승후보 일본을 만나야 했다. 더구나 일본은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 타카하시 히로토(주니치)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타카하시는 올해 21경기(143⅔이닝) 12승 4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한 특급 에이스다. 일본프로야구 양대리그를 통틀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은 기록했고 시즌 내내 피홈런을 단 하나밖에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를 했다. 한국은 2경기 연속 일본프로야구 평균자책점 타이틀 위너를 만났다.
그렇지만 한국 타자들은 기대 이상의 승부를 보여줬다. 1회 선두타자 홍창기가 시작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1회에는 결국 득점이 나오지 않았지만 2회 박동원의 2루타와 이주형의 안타에 내야안타에 이어서 홍창기가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2회 곧바로 1-2 역전을 허용하긴했지만 4회 박동원이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타카하시는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5회 윤동희의 1타점 2루타로 3-2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아쉽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6 역전패를 당했다.
분전했지만 아쉽게 일본전까지 내준 한국은 슈퍼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네 번째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경기에서 패하면 슈퍼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무려 6실점을 허용하며 0-6으로 끌려갔지만 마지막까지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9-6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극적인 역전승에 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기적 같은 역전승에도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 도전은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한국이 패해서가 아니라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경우의 수가 사라지면서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첫 경기 대만전에서 경기 초반 나온 홈런 2방에 패한 것이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고 말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를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저력을 보여준 한국은 아쉽게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지만 마지막 호주와의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나선다. 한국은 대만전 선발투수로 나섰던 고영표, 호주는 팀 애서튼이 선발투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