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세일즈’ 김성령 “친아들 연우진, 알고 들어갔는데..대본보고 ‘아 맞다’” [인터뷰②]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4.11.18 09: 00

배우 김성령이 ‘정숙한 세일즈’에서 친아들로 출연한 연우진에 대해 언급했다.
김성령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연출 조웅, 극본 최보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본격 풍기문란 방판극으로 드라마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성인용품이란 빨간 맛 소재, 답답하고 억눌린 세상에 시대를 앞서간 목소리를 내고 더 나은 인생으로 나아가려는 성인들의 성장기, 그리고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입소문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김성령은 극중 ‘방판 시스터즈’의 맏언니이자 우아한 브레인 오금희 역을 맡았다. 오금희는 그때 그 시절, ‘아씨’라고 불릴 정도로 교양있게 자란 ‘이대 영문과 나온 여자’였으나, 현재는 결혼 후 남편의 고향 금제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다가 가사 도우미로 일했던 정숙을 도와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뛰어드는 인물이다.
김성령은 극중 오금희와 싱크로율에 대해 “저는 그래도 80%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라며 “금희가 어떤 여자지. 큰 결단을 한거잖아요. ‘이거 할거야, 더이상 이야기 하지마’, ‘해보니까 재밌어’, ‘옛날로 못 돌아가’ 이런 부분이 용기있는 여자인 것 같고, 뭔가를 도전해서 재미를 찾고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금희는 극중 신여성을 희망하며 남편 최원봉(김원해 분)과 결혼 전 ‘무자녀’를 선언하는 캐릭터. 그러나 사실 과거 금희가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고, 이 아이가 김도현(연우진 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극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에 김성령은 연우진 같은 큰 아들이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았냐는 물음에 “저는 알고 시작했다. 작품에서 우진이랑 붙을 일이 없었는데, 대본이 띡. ‘아 맞아 아들이었지’ 했다. 어느정도 수위를 가지고 해야하는지 저도 물론 어려웠던 것 같다. 몇번 마주치는데 (저는) 머리 속으로 알고 있는데, 금희는 모른까. 모르는 연기를 하면서. 마지막에 우진이랑 나오는데 자기를 왜 버렸는지 물어본다. 그 얘기를 하는 부분이 슬픈 것 같다”고 표현했다.
금희가 이미 아이를 낳은 상황에서 원봉에게 결혼 조건으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령은 “금희는 애를 안 낳겠다고 하면 포기할 줄 알았던 거다. 선 자리에 남자들이 집안의 강압으로 오는데, 아이를 안낳겠다고 하면 남자들이 결혼을 안 할거니까. 근데 원봉이는 부모님에 허락을 받고, 또 신여성으로 키워주겠다는 마음에 솔깃했던 것 같다”고 원봉과 결혼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김성령은 “(이미 낳은)아이에 대한 상처 때문이라고 (원봉과의 아이를) 갖지 않았던 것 같고, 아들이 있다는 말을 남편한테 하는 장면을 찍었다. ‘나를 안 만났으면 애 낳고 살 사람인데’하는 장면이었는데, 감독님이 다 잘랐다. 심플하게 찍긴 했는데 그런 내용이 있었다. 원봉에게 너무 미안한 얘기니까. 근데 원봉이 받아준다, 멋있는 남자다”라고 전했다.
‘정숙한 세일즈’의 파격적인 소재와 흥행에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하다고 묻자, 김성령은 한숨을 쉬더니 “아들을 낳으면 엄마 뇌의 구조가 변한다고 하더라. 왜 변하는 줄 아냐”고 되묻더니 “저는 ‘딸~’ 이걸 해본 적이 없다. 거친 말만 하게 된다. 제가 우리 아들을 가끔보면, ‘드라마 봤어?’하면 ‘아니’ 한다. 그럼 화가 나서 말도 안한다”고 회상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성령은 “이번에도 ‘VIP 시사회 올래?’ 물었더니 ‘아니’ 하더라.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게 딸가진 엄마들이다. 세상이 뒤바뀌어서 아들만 있으면 그런다”고 덧붙였다.
남편 역시 비슷한 반응일까. 김성령은 “언제 방송이야 하면, ‘알고 있다’고 한다. ‘언제 아는형님 나온다’고 문자 했더니 ‘안다’ 이렇게 답장 오더라”고 무뚝뚝한 남편의 반응을 그대로 재현해 현장에 웃음을 자아내다.
‘정숙한 세일즈’가 시청자들에 어떤 영향을 줬으면 하냐는 물음에 김성령은 “어쨌든 저는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는, 그런 것들이 수면위로 올라와서 밝은 곳에서 얘기를 할 수 있고, 드라마를 통해서 전할 수 있는 건전한 성문화, 그런거에 조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소망했다.
한편, 김성령이 출연한 JTBC ‘정숙한 세일즈’는 지난 17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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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이지음스튜디오, 22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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