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헤비급 챔피언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8)이 지고도 이겼다고 선언한 이유를 설명했다.
타이슨은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AT&T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튜버 출신 제이크 폴(27)과 프로복싱 헤비급 경기에서 0-3으로 판정패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생중계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타이슨의 복귀전이었다. 타이슨은 바로 전날 계체량 행사 때 네발로 기어 오며 자신을 자극한 폴의 왼쪽 뺨에 '싸대기'를 날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상대 폴은 유튜버 구독자 2000만 명을 보유했으며 지난 2020년 프로복서로 정식 데뷔했다. 폴이 인플루언서지만 이미 10승 1패의 전적을 보유한 프로복서이고 31살의 나이 차를 감안할 때 타이슨이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라 봤다.
경기는 예상대로 타이슨이 패했다. 지난 2005년 6월 케빈 맥브라이드(아일랜드)에게 TKO로 패한 후 19년 5개월 만에 정식 경기에서 다시 진 타이슨이었다. 단 타이슨은 대전료 2000만 달러(약 279억 원)를 챙겼다. 폴은 4000만 달러(약 559억 원)를 받기로 했다.
경기 내용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다는 평가다. 타이슨은 경기 초반 잠깐 전성기 시절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보여줬을 뿐, 이후 서있는 것조차 불안해 보였다. 그런 타이슨을 상대로 폴 역시 별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타이슨은 공개 연습 당시 보여줬던 파워 넘치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당시 전성기 시절을 떠올릴 정도의 위빙 동작과 파워 펀치로 기대감을 올렸던 타이슨은 이날 마지막 8라운드까지 경기를 펼친 것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타이슨은 1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바로 졌지만 여전히 승리한 경우"라면서 "어젯밤에 대해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링에 올랐던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6월에 거의 죽을 뻔했다. 수혈을 8번이나 받았고, 병원에서 혈액의 절반을 잃고 25파운드(약 11kg)가 빠졌으며, 경기를 위해 건강을 되찾으려 싸워야 했기에 나는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타이슨은 지난 7월 20일 제이크 폴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두 달 전인 지난 5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쓰러지는 건강 이상 문제로 경기가 연기됐다.
또 그는 "내 자녀들이, 내 나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재능 있는 선수와 8라운드 동안 맞서 싸우며 끝까지 버티는 모습을, 관중으로 가득 찬 댈러스 카우보이 스타디움에서 지켜보게 된 것은 그 어떤 사람도 감히 바랄 수 없는 경험이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식음료 배달업체 '도어대시' 공동 창업자인 앤디 팡은 SNS에 "이번 경기 동안 슈퍼볼보다 더 높은 음식 배달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독점 생중계한 이 경기는 세계 6000만 가구가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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