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기념비적인 시즌을 보내면서 무관의 한을 풀었다. 다저스 역시도 36년 만에 풀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오타니의 모든 것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의 반려견 ‘디코이’도 마찬가지다.
다저스 구성원들은 생각 이상으로 ‘디코이’에 애정이 깊었다. 무키 베츠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최근 ‘블리처리포트’의 ‘On Base’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디코이에 대해 언급했다.
무키 베츠는 “디코이를 우리 팀의 마스코트로 삼고 있다. 디코이가 2주 만에 시구 하는 방법을 배운 것은 전례가 없다. 따라서 할 수만 있다면, 디코이가 우를 또 다른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웃었다.로버츠 감독 역시도 “나도 베츠의 의견에 동의한다. 누군가 디코이의 모습으로 코스튬을 하고 항상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나틱처럼 디코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파나틱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마스코트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다.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다저 블루’는 ‘오타니는 다저스에서 첫 시즌 다저스 조직과 팬베이스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우승을 했고 디코이의 인기도 하늘을 찌른다’ 라며 ‘오타니 반려견에 대한 사랑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고 시구행사와 바블헤드 데이, 월드시리즈 퍼레이드를 거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데코이를 향한 사랑은 팬들에 국한된 게 아니라 중요 구성원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반려견 디코이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 발표 당시에 처음 공개됐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오타니는 반려견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 계약을 마치고 공개석상에서 반려견의 이름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오타니는 반려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다저스 구단은 지난 8월 29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를 ‘오타니-디코이 버블헤드 데이’로 준비했다. 오타니가 디코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버블헤드 인형으로 제작해 선착순 4만명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그 중 약 2000개는 황금으로 덧칠된 ‘골드 에디션’ 한정판이었다.
당시 이 버블헤드를 받기 위해 대규모 인파가 모였다. 현지 시간 오후 7시 10분에 경기가 개시됐는데, 새벽 5시부터 대기줄이 생겼고 4시간 전에는 2만명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타니도 출근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구장에 왔을 때 나도 깜짝 놀랐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고 있었다. 다른 이벤트를 하는 줄 알았다”라며 대기줄의 이유가 자신 때문인지 모르고 있었다.그리고 이날 경기 전에는 디코이가 시구를 했다. 오타니가 디코이를 품에 안고 있다고 마운드에 내려놓았다. 디코이는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에 있는 오타니를 향해 공을 물고 힘차게 달려갔다. 이후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재롱을 부렸다. 엄청난 환호는 당연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36년 만에 열린 LA 시내 우승 퍼레이드에서도 오타니는 디코이를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다저스 구성원들 속에 오타니 뿐만 아니라 그의 반려견이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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