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트 반니스텔루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미러'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반니스텔루이는 맨유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제안을 거절당한 뒤 팀을 떠나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맨유에 남으려 필사적이었지만, 새로운 체제에서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반니스텔루이는 지난여름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스태프 역할을 맡으며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왔다. 그는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 밑에서 코치직을 맡고 싶어 했지만, 아모림 감독은 스포르팅에서 자신의 신뢰할 수 있는 팀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그는 반니스텔루이가 설 자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반니스텔루이는 지난 12일 공식적으로 맨유를 떠났다. 당시 맨유는 "반니스텔루이와 코치진이 클럽을 떠난다. 반니스텔루이는 올해 여름에 다시 합류했고, 지난 4경기 동안 임시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었다"라고 반니스텔루이와 결별을 발표했다.
맨유는 "반니스텔루이는 맨유의 전설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클럽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의 공헌과 역할에 접근한 방식에 감사드린다. 그는 항상 올드 트래포드에서 매우 환영받을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또한 "르네 하케, 젤레 텐 루웰라르, 피터 모렐 코치 역시 떠났다. 앞으로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한다. 적절한 시기에 전체 1군 코칭 구성을 확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반니스텔루이는 현역 시절 맨유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다. 그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맨유 유니폼을 입고 5년간 활약하며 219경기 150골을 기록했다. 박지성과도 한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이후 반니스텔루이는 맨유를 지휘하던 알렉스 퍼거슨 경과 불화 끝에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다. 그는 2010년 함부르크로 이적해 말년을 보내며 당시 10대 유망주이던 손흥민과 함께하기도 했다. 반니스텔루이는 손흥민을 챙겨주면서 멘토 역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퇴 후엔 빠르게 지도자로 변신했다. 반니스텔루이는 2016년 친정팀 PSV 에인트호번의 유스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22년엔 에인트호번 정식 감독을 맡았다. 그는 첫 시즌부터 에레디비시 준우승과 KNVB컵 우승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반니스텔루이는 구단과 마찰을 빚으며 지난 5월 자리에서 물러났고, 텐 하흐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맨유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2006년 맨유를 떠난 지 무려 18년 만의 복귀였다. 그리고 반니스텔루이는 지난달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되면서 감독 대행을 맡아 4경기 무패(3승 1무)를 기록했다. 어려운 시기 소방수 역할을 맡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다만 반니스텔루이는 아모림 감독이 오면서 다시 맨유를 떠나게 됐다. 그는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올드 트래포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반니스텔루이는 "짧지만, 놀라운 시간이었다. 정말 즐거웠다. 우리는 불확실한 위치에 있지만, 우리의 일을 하고 클럽을 도우려 노력했다. 힘든 순간에도 팬들이 나와 팀을 응원해준 모습은 특별한 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반니스텔루이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에인트호번에서 코치로 함께했던 안드레 오이에르는 "반니스텔루이는 코치로 남고 싶었다. 그가 아모림과 함께 일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면 뭔가 말했을 것이다. 반니스텔루이는 다른 클럽에서 감독을 맡을 기회도 있었지만, 가장 사랑하는 클럽에서 일하고 싶어서 그러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반니스텔루이는 맨유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쳤다. 첼시와 비겼고, 나머지 3경기를 이겼다. 팬들은 그를 정말 좋아한다.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라며 "반니스텔루이는 어려운 상황에서 너무 잘 해냈다. 그는 감독으로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모림이 처음 몇 경기에서 제대로 된 결과를 얻지 못하면 팬들은 다시 반니스텔루이를 외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커트 오프사이드에 따르면 많은 맨유 선수들도 반니스텔루이가 남길 원했다.
오이에르는 몇 년 안에 반니스텔루이가 맨유 감독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맨유가 영리하다면 그들은 2~3년 안에 반니스텔루이를 선임할 준비가 될 것이다. 난 그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반니스텔루이 감독 역시 "언젠가 맨유 감독이 되고 싶다. 수석 코치로 합류할 때부터 이 점을 염두에 뒀다"라며 야망을 숨기지 않은 바 있다.
한편 반니스텔루이는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한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미러에 따르면 그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코번트리 시티 감독직에 지원했다. 17위에 머물러 있는 코번트리는 최근 마크 로빈스 감독을 경질하면서 정식 사령탑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경쟁자가 있다. 바로 '첼시의 푸른 심장' 프랭크 램파드 감독. 미러는 "코번트리는 며칠 내로 램파드, 반니스텔루이와 구단 감독직을 놓고 면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램파드는 2018년 더비 카운티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고, 2부에서 돌풍을 만들며 전술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2019년 친정팀 첼시 감독으로 부임하며 여러 성과를 냈으나 2021년 1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다만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첼시 임시 감독을 맡은 뒤로는 쭉 무직이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유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