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박지현의 살색 합주 ’히든페이스’, 이유있는 19금 전라 노출 [Oh!쎈 리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11.19 07: 34

 역대급 수위, 파격적인 노출 등. ‘히든페이스’를 향한 여러 수식어가 흉흉한 소문처럼 따라붙고 있다.
‘히든페이스는’(감독: 김대우, 제작: 스튜디오앤뉴, 배급: NEW)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 분) 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분) 앞에 ‘수연’ 의 후배 ‘미주’(박지현 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 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다.
당초 원작인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 ‘히든페이스’는 인물 간의 서사와 감정은 모두 빠진 채, 밀실에 스스로 갇히게 된 약혼녀가 겪은 심리적 압박과 이후 밀실에서 벗어나게 되는 과정을 쫄깃하게 보여준 ‘밀실 스릴러’라는 설정과 설명에 충실한 작품이었다.

참신한 소재와 줄거리로 호평을 받았던 원작이지만, 한국판으로 리메이크가 되었다는 소식에는 의문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원작을 통해 간파당한 트릭을 다시 한번 리메이크작에 재활용할 수 없는 노릇인데, “대체 리메이크작에서는 어떤 ‘쫄깃함’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김대우 감독의 손을 탄 한국판 ‘히든페이스’는 예측 밖의 이야기를 선사했다. 의문의 소음을 통해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원작과는 달리, 김 감독의 ‘히든페이스’는 인물 간의 풍부한 서사를 추가해 관계성을 통한 긴장감을 추구했다. 이렇듯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가 바뀌어버리니, 사실상 ‘스스로 밀실에 갇힌 여자’라는 설정과 높은 수위를 제외한 원작의 흔적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원작보다 높은 노출 수위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작과 달리 ‘각자의 욕망에 눈이 먼 세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그리 이해가 되지 않는 지점은 아니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세 인물의 이상한 질주가 계속되고, 과연 그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지는 도파민 서사가 휘몰아치다 보니, ‘노출’ 자체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히든페이스’가 청소년 불가 관람가를 인정받은’ 성인영화’라는 점을 염두에 둬서 보면, 그저 작품이 본분을 다했다고도 읽힌다. 결핍된 인물들이 욕망을 눈앞에 두고 어디까지 처절해질 수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노출’이었을 뿐. 덧붙여 노출 장면을 포함한 배우들의 의상, 배경, 소품 등, 화려하고도 기괴한 작품의 ‘미감’도 관람 포인트다.
다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는 말이 있다. 극 초반 송승헌과 박지현의 적나라한 열연이 작품의 몰입력을 단번에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극 중 수연(조여정)이 밀실에 갇혀 두 사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지켜보며 느꼈을 분노와 배신감을 관람객에게 느끼려 한 의도였겠지만, 반복되고 늘어지는 두 사람의 살색 합주는 감정이입을 넘은 피로감까지 안겨주는 듯 하다.
분명 ‘히든페이스’는 원작이 주었던 ‘스릴’과 ‘미스터리’를 기대하며 극장을 들어선 관람객에게는 꽤 날벼락 같은 경험이 될 작품이다. 하지만 ‘음란서생’, ‘방자전’, ‘인간중독’을 잇는 김대우 감독 특유의 탐미적인 ‘도파민’ 가득한 성인영화를 기대하는 관람객에게는 G.O.A.T(Greatest Of All Time)가 될 수 있겠다.
11월 2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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