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 FA 보상선수가 커리어 하이 쓴 '달의 남자'…KT 빈약한 야수 뎁스에 단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11.18 20: 40

과거 두산 시절 김현수(현 LG), NC 시절 나성범(현 KIA) 등 야수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김경문 한화 감독이 콕 찝었던 ‘달의 남자’ 장진혁(31)이 FA 투수 엄상백의 보상선수로 팀을 떠난다. KT 위즈 입장에서는 빈약한 야수 뎁스에 단비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18일, FA 엄상백의 보상선수로 외야수 장진혁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KT 나도현 단장은 “야수진 뎁스 강화를 위한 영입”이라며, “KBO리그 평균 이상의 장타력과 수비와 주루에도 강점을 지닌 즉시전력감으로 기존 외야 자원과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한화 이글스 제공

외야수 장진혁이 FA 엄상백의 보상선수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는다 /OSEN DB

외야수 장진혁이 FA 엄상백의 보상선수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는다 /OSEN DB
KT는 엄상백이 이적한 뒤 한화에서 지난 16일 25인 보호선수 명단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엄상백의 보호선수를 받았다. KT는 앞서 역시 한화로 FA 이적한 내야수 심우준의 보상선수로는 투수 한승주를 선택했다. 하지만 한승주는 곧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할 예정이다. 먼 미래를 내다본 선택을 했다.
하지만 엄상백 보상선수는 즉시전력으로 선택했다.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해봐도 장진혁만한 선택은 없었다. 장진혁은 광주일고-단국대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됐다. 대졸에 병역(사회복무요원)까지 해결해야 했기에 장진혁은 빛을 보기 시작한 시점이 늦었다.
2018년 데뷔했고 2019년 113경기 타율 2할5푼4리(315타수 80안타) 1홈런 24타점 13도루 OPS .666의 기록을 남겼지만 이후 다시 백업을 전전했다. 그러다 올해 김경문 감독이 중도 부임한 뒤 장진혁은 다시 날개를 달았다. 서른이 넘은 시점이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장진혁에게 기회를 줬다. 외야진 중 누구하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시점에서 장진혁이 군계일학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장진혁의 신체조건 등을 눈여겨 봤고 꾸준히 기회를 줬다. 과거 김현수, 나성범이 그랬던 것처럼 장진혁은 ‘달의 남자’가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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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9경기 타율 2할6푼3리(289타수  76안타) 9홈런 44타점 14도루 OPS .747로 활약했다. 2019년보다 경기 수와 타석은 적었지만 활약상은 올해가 더 순도 높았다. 두 자릿수 홈런 가까이 때려내며 숨겨진 장타력을 뽐냈다. 특히 6월 19일 청주 키움전에서는 데뷔 첫 만루홈런까지 뽑아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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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진은 그래도 어떻게든 굴러갈 수 있다. 심우준의 공백이 있지만 허경민을 영입했고 김상수와 신예 윤준혁 권동진 등이 있다. 외야진은 1군 엔트리 자체를 고민해야 했다. 중견수 배정대를 제외하고 양쪽 코너 외야진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좌익수 김민혁은 최근 부상 빈도가 잦아졌고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는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지만 해외리그의 관심을 받기에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외야 1순위 백업이었던 정준영은 곧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다. 조용호와 홍현빈은 방출됐다. 송민섭 안치영 천성호 등의 외야 자원들의 무게감은 한층 떨어진다. 강백호는 포지션만 외야수에 분류돼 있을 뿐 더 이상 외야수로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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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혁이 중견수도 볼 수 있는 만큼 배정대의 체력 안배도 가능하고 좌익수 우익수 모두 커버 가능하다. 좌익수 김민혁의 부담도 덜어주면서 강백호의 유기적인 활용도 가능해진다. 비록 30대에 접어든 선수지만 KT 입장에서는 이만한 선수도 없었다. KT로서도 장진혁이 최선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자원인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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