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예선 탈락이 일찌감치 확정됐지만, 김도영이 있어 미래를 밝힐 수 있었다. 프리미어12 최종전에 나선 류중일호가 김도영의 홈런 포함 3안타 맹타를 앞세워 유종의 미를 거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5-2로 승리했다.
전날 슈퍼라운드 진출이 좌절된 대표팀은 B조 조별예선 3위(3승 2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14일 쿠바(8-4), 16일 도미니카공화국(9-6), 18일 호주(3-1)를 물리쳤고, 13일 대만(3-6), 15일 일본(3-6)에 무릎을 꿇었다.
류중일호는 휴식일이었던 17일 조별예선 탈락이 확정됐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라운드 진출의 분수령으로 여겨진 대만과의 첫 경기를 내주면서 모든 플랜이 꼬였다. 1승 2패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상대 9-6 대역전승을 거두며 잠시 도쿄행 희망을 품기도 했으나 17일 일본-쿠바전, 대만-호주전에서 일본, 대만이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서 슈퍼라운드 진출 경우의 수가 소멸됐다.
이로써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국인 한국은 2019년 2회 대회 준우승에 이어 3회 대회에서 조별예선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류중일호는 유종의 미를 위해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지명타자)-문보경(1루수)-송성문(3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김형준(포수)-최원준(중견수) 순의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틀 전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고관절 통증을 겪은 김도영이 관리 차원에서 지명타자에 위치했다. 김도영의 3루수 자리에 송성문이 투입됐고, 주전 포수가 박동원에서 김형준으로 바뀌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 또한 정상적으로 운영할 것이다. 투수의 경우 곽빈, 임찬규를 제외하고 모두 나올 거 같다. 최승용도 가능하다”라며 “슈퍼라운드 탈락은 확정됐지만, 마지막 경기인 만큼 꼭 이기겠다”라고 유종의 미를 기원했다.
대표팀이 2회말부터 선취점을 기회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문보경이 우전안타, 송성문이 볼넷, 박성한이 3루수 실책으로 1사 만루 밥상을 차린 상황. 그러나 김형준이 1루수 인필드플라이, 최원준이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선취 득점이 무산됐다.
3회말은 달랐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좌전안타, 신민재가 희생번트로 1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김도영이 좌중간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0의 균형을 깼다. 김도영은 중견수 포구 실책을 틈 타 2루까지 이동.
이어 문보경이 3루수 방면으로 내야안타를 친 상황에서 2루주자 김도영이 3루를 거쳐 홈을 노렸으나 태그아웃됐다. 3루와 홈 사이에서 한 차례 주춤한 게 아웃으로 이어졌다. 이어 송성문이 볼넷으로 2사 1, 2루를 만든 가운데 윤동희가 2루수 뜬공으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박성한이 9구 승부 끝 볼넷을 얻어낸 뒤 홍창기가 포수 앞에 떨어지는 절묘한 내야안타를 치며 2사 1, 2루에 위치했다. 이어 신민재의 1루수 땅볼 때 베이스 커버에 나선 투수 포구 실책이 발생, 2루주자 박성한이 3루를 거쳐 홈을 밟았다. 그리고 2사 1, 3루에서 등장한 김도영이 초구에 달아나는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대표팀은 5회초 첫 실점했다. 제구 난조에 시달린 유영찬이 선두타자 조지와 홀을 연달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스펜서 상대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최승용이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대타 보야르스키를 3구 삼진, 데일을 3루수 야수선택으로 잡고 2사 만루를 만들었지만, 바자나를 만나 풀카운트 끝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대표팀은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이영하를 올려 화이드필드의 루킹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6회초도 쉽지 않았다. 이영하가 1사 후 윈그로브(2루타), 조지(좌전안타) 상대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김택연이 등판해 홀을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막고 한숨을 돌렸지만, 스펜서 상대 추격의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대표팀 타선이 6회말 힘을 냈다. 2사 후 신민재의 땅볼타구가 과거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투수 워윅 서폴드를 맞고 애매한 곳으로 굴러가는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다. 이어 김도영이 등장해 투런포를 때려내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김도영은 볼카운트 1B-1S에서 바뀐 투수 홀라드의 3구째 몸쪽 낮은 공을 기술적으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14일 티엔무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전에서 만루홈런과 솔로홈런을 때려낸 김도영은 이날 홈런 1개를 추가하며 B조 홈런 순위 1위(3개)로 올라섰다.
선발로 나선 고영표는 3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13일 대만전 6실점 아픔을 씻어냈다. 이어 유영찬(⅓이닝 1실점)-최승용(⅔이닝 무실점)-이영하(⅔이닝 1실점)-김택연(⅔이닝 무실점)-소형준(1이닝 무실점)-김서현(1이닝 무실점)-박영현(1이닝 무실점) 순으로 뒤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이 쐐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 원맨쇼를 펼쳤다. 홍창기, 문보경, 윤동희는 나란히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힘을 보탰다.
슈퍼라운드 진출이 좌절된 대표팀은 19일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귀국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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