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당분간 국가대표 마무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박영현(20)이 국제대회에서 완벽한 마무리 투수의 위용을 과시했다.
박영현은 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에서 3경기 등판해 3⅔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완벽한 투구였다.
2022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한 박영현은 데뷔 때부터 위력적인 직구가 장점이었다. 오승환의 전성기 때 돌직구를 연상케했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32홀드를 기록한 박영현은 올해는 마무리 보직을 맡아 66경기 10승 2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로 활약했다. 소속팀 마무리 투수들이 5명이나 뽑힌 대표팀에서 끝판왕으로 완벽투를 보여줬다.
박영현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호주와의 최종전에서 5-2로 앞선 9회 등판했다.
첫 타자 리암 스펜서를 상대로 초구 149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째 150km 직구는 볼이 됐다. 이어 150km 강속구에 헛스윙, 149km는 볼이 됐다. 5구째 149km 직구는 한가운데 약간 낮은 코스로 들어갔고,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타로 나선 제이크 보위는 초구 149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 148km 직구는 헛스윙으로 2스트라이크가 됐다. 149km 직구가 파울이 된 후 148km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아웃을 잡고 제러드 데일을 초구 148km 스트라이크, 2구 148km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148km와 147km 직구가 볼이 됐고, 5구째 148km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경기를 끝냈다.
14구 연속 직구만 던지며 KKK로 끝냈다. 최고 150km, 최저 147km, 평균 구속 148.6km를 찍었다. 이날 한국-호주전 특별 해설위원으로 중계한 김혜성(키움)은 박영현의 투구에 감탄했다. 김혜성은 “마무리 투수의 멋이 있는 것 같다. 직구 하나로 상대 타자를 상대하는, 굉장히 멋있습니다”라고 칭찬했다.
박영현은 지난 14일 쿠바와의 경기에서는 8-4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가볍게 경기를 끝내며 승리를 지켰다.
또 박영현은 16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는 4-6으로 뒤진 8회 1사 후에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박영현은 최지민이 페드로 곤잘레스 상대로 2볼이 되자, 구원투수로 올라왔다. 곤잘레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1루로 3차례 견제구를 던진 끝에 아웃을 잡아냈다. 프랭크 로드리게스를 149km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고 이닝을 끝냈다.
한국이 8회말 박성한의 2타점 역전 3루타 등으로 타선이 폭발하며 9-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박영현은 9회 선두타자 마이클 데 레온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리카르도 세스페데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알렌 핸슨을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경기를 끝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박영현 선수는 우리 팀에서 구위가 가장 좋다. 앞으로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계속 마무리를 한다면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될 거로 믿는다”고 칭찬했다.
한편 한국은 B조에서 3승2패로 조 3위에 그치며 슈퍼라운드(4강) 진출이 좌절됐다. 박영현이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대만에 3-6으로 패배했고, 일본에도 3-6으로 패배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국인 한국은 201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이번 3회 대회에서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 프리미어12 B조 결과
13일 호주 3-9 일본
도미니카 6-1 쿠바
한국 3-6 대만
14일 쿠바 4-8 한국
대만 2-1 도미니카
15일 도미니카 0-5 호주
한국 3-6 일본
16일 호주 3-4 쿠바
일본 3-1 대만
도미니카 6-9 한국
17일 쿠바 6-7 일본
대만 11-3 호주
18일 호주 2-5 한국
일본 11-3 도미니카
쿠바 0-2 대만
# 프리미어12 B조 최종 순위
1위 일본 5승
2위 대만 4승 1패
3위 한국 3승 2패
4위 호주 1승 4패
5위 도미니카공화국 1승 4패
6위 쿠바 1승 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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