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옵트 아웃의 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투수 닉 마르티네스(34)가 신시내티 레즈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했다. FA가 됐지만 시장에 나가지 않고 2105만 달러(약 294억원) 1년 계약을 받아들였다.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프랜시스 로메로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우완 투수 마르티네스가 신시내티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팀에 남게 됐다고 전했다.
마르티네스는 지난해 11월 신시내티와 2년 26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2024년 1400만 달러, 2025년 1200만 달러를 받으면서 옵트 아웃이 포함된 조건이었다.
올해 42경기(16선발·142⅓이닝) 10승7패6홀드 평균자책점 3.10 탈삼진 116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마르티네스는 2025년 보장된 연봉 1200만 달러를 포기하며 옵트 아웃했다.
그러자 신시내티도 1년 2105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했다.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있었다. 풀타임 선발을 해본 적 없는 투수에게 2105만 달러 고액 연봉 투자는 쉽지 않았다. 스몰마켓 신시내티라 더욱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선발로 고정된 시즌 마지막 11경기(63⅓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2.42 탈삼진 53개로 특급 투구를 펼쳤다. 특히 9월 5경기(32⅔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0.83 탈삼진 30개로 내셔널리그 이 달의 투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헌터 그린(팔꿈치), 닉 로돌로(내전근·손가락), 앤드류 애봇(어깨) 등 주축 선발들이 시즌 중 계속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신시내티는 선발 뎁스 유지를 위해서라도 마르티네스가 필요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인 마르티네스는 FA 시장에 나가지 않고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기로 했다. 30대 중반 나이로 인해 장기 계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1년 계약이지만 고액 연봉을 받는 쪽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마르티네스는 보장된 계약을 포기하면서 연봉을 더 높였다. 벌써 3번째 옵트 아웃 성공이다. 2018~2021년 일본프로야구에서 4년간 활약한 뒤 2021년 12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550만 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로 돌아온 마르티네스는 매년 옵트 아웃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넣었다.
2022년 시즌 후 옵트 아웃으로 FA가 된 마르티네스는 3년 2600만 달러 계약을 따냈다. 보장 계약으로 기존 계약을 유지했다면 3년 1950만 달러를 받았으니 650만 달러를 더 받는 계약이었다. 새로운 계약은 1+2년으로 2023년 연봉 1000만 달러가 보장됐으며 2024~2025년 각각 1600만 달러 팀 옵션이 포함된 조건. 구단에서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선수가 2024~2025년 각각 800만 달러 선수 옵션을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63경기(9선발·110⅓이닝) 6승4패1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3.43 탈삼진 106개를 기록했지만 샌디에이고는 팀 옵션을 포기했다. 그러자 마르티네스도 2년 1600만 달러 선수 옵션을 포기하며 FA 시장에 나왔고, 신시내티와 2년 2600만 달러로 1000만 달러 더 많은 계약을 따냈다.
이번 퀄리파잉 오퍼 수락까지, 마르티네스는 최근 3년 연속 옵트 아웃으로 연봉 불리기에 성공했다. 엄청난 고액 장기 계약은 없지만 꾸준히 옵트 아웃을 활용해 몸값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