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윤혜가 ‘정년이’ 속 문옥경과 서혜랑의 관계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에서 서혜랑 역으로 활약한 배우 김윤혜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윤혜가 맡은 서혜랑은 매란국극단의 공주님으로, 현시대 최고의 국극 왕자님이라 불리는 문옥경(정은채 분)과 나란히 매란국극단의 남녀주인공을 도맡아 하고 있는 인물이다. 문옥경과 같은 기방에 있었지만, 강소복(라미란 분)의 제안으로 국극을 시작한 문옥경을 따라 국극단에 들어가며 국극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작중 서혜랑은 국극에 권태를 느끼는 문옥경이 계속 왕자님으로 자신의 곁에 남을수 있도록 헌신하고 집착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문옥경을 향한 서혜랑의 감정을 퀴어적인 요소로 해석하기도 하는 바. 이와 관련해 김윤혜는 “사실 보신는 분들이 다양한 의견이나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시청자의 생각에 따라 이 의견도 맞고 저 의견도 맞겠지만, 제가 연기할 땐 옥경이는 혜랑이가 존재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극을 시작하고 최고의 여배우가 됐을 때 항상 옥경이가 있었기때문에 옥경이가 없을 때 나 자신도 없고 국극에서 필요없어진다고 생각해서 집착하는 행동들을 보여줬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한테는 옥경이가 소울메이트고 버팀목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정은채와의 호흡도 전했다. 김윤혜는 “호흡이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고 언니의 작품이나 언니를 너무 좋아하는 팬으로서 언니와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연기하며 감정신이 많았는데 이상하게 처음부터 든든하고 서로 믿으면서 할수있는 끈끈함이 있었다. 둘이 연습도 같이 많이 하다 보니 더 가깝게 지내면서 연기하는데 불편함 없게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주며 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도 왕자님 같냐”고 묻자 김윤혜는 “실제로도 왕자님이다. 귀여운 소녀같은 면도 있다. 성격이 좋아서 둘이 수다도 많이 떨고 좋았다”며 “‘자명고’, ‘바보와 공주’ 할 때도 얘기를 많이 했고, 혜랑이가 집착하거나 대화 할때도 ‘이러면 어떨까’, ‘이런 게 좋은 것 같아’ 하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함께하는 신은 많았지만 전체 분량은 적었다. 그럴때 저희의 감정들을 압축해서 보여줄 수 있어야했어서 그런 신들을 준비할때 대화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바보와 공주’ 공연 직후 등장하는 두 사람의 작별신 역시 다양한 버전으로 여러차례 촬영을 진행했다고.
그런가 하면 윤정년(김태리 분)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문옥경과는 달리, 서혜랑은 윤정년이 목을 망가트리게 만들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을 지녔음에도 악행을 저지르면서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하는 서혜랑에 대해 김윤혜는 “저는 혜랑이가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에 비롯된 행동이고 그래서 집착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도 뛰어난 실력 가졌고 잘하고 있는데 그걸 바라보지 않고 ‘나는 저자리에 있어야하고, 국극단에 있어야하고, 옥경이와 나는 무조건 왕자와 공주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목매있어서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집착을 하지 않았나 싶다. 옥경이가 왕자여야 혜랑이가 공주일 수 있고 그래야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 거다. 혜랑이 스스로도 살아남을수 있고 존재할 수 있는데 본인보다는 옥경이에게 자신을 걸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집착이 튀어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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