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이 칭찬할만했다. 팔레스타인은 경기를 치른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6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겼다. 5연승이 무산된 한국(4승2무)는 무패로 조 선두는 유지했다. 최하위 팔레스타인은 3무3패다.
조 최하위 팔레스타인이지만 지난 9월 한국과 서울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팔레스타인은 밀집수비로 한국 공격수들을 계속 괴롭혔다. 수비조직력이 좋아 손흥민과 이강인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역습도 훌륭했다. 압박 후 치고 나가는 스피드도 좋았다. 결국 한국은 전반 12분 김민재의 백패스 미스에 이어 자이드 퀸바르에게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이재성의 패스와 손흥민의 개인기에 의한 만회골이 아니었다면 한국이 졌을 경기였다.
경기 후 손흥민은 “오늘 경기가 쉽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팀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게 있다”며 이례적인 칭찬을 했다.
손흥민의 발언은 ESPN에도 알려졌다. 연봉 수백억 원을 받는 스타가 전쟁국 선수들을 칭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려진 전쟁국 팔레스타인의 상황은 훨씬 좋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주전 골키퍼 라미 하마데가 전한 상황은 더욱 참담했다. 이 팀이 어떻게 한국과 대등하게 싸웠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하마데는 “난 지난 1년간 소속팀이 없었다. 전쟁때문에 팔레스타인 리그는 중단된 상태다. 저는 친구들과 함께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뛰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에 하마데와 같이 현재 소속팀이 없는 선수가 무려 4명이라고 한다. 그나마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마데는 “우리는 훈련캠프도 제대로 없었다. 해외파 선수들은 우리와 오랫동안 손발을 맞추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전세기까지 타고 쿠웨이트에서 요르단으로 이동한 한국선수들은 환경에 대해 어떠한 핑계도 댈 수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이 팔레스타인을 리스펙트했던 이유가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