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화, 김태리→신혜선의 따뜻한 이해자..“의도치 않아, 얻어가는 느낌”[인터뷰②]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11.24 16: 36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오경화가 두 작품 연이어 따뜻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최근 오경화는 OSEN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작품.

작중 오경화는 윤정년의 언니 윤정자 역을 맡았다. 윤정자는 소리를 반대하는 엄마 서용례(문소리 분)와 소리를 하고 싶은 동생 윤정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인물. 그는 첫회부터 서용례에 의해 갇힌 윤정년을 탈출시킨 뒤 매란국극단 입단 시험을 보러 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주는가 하면, 떡목이 된 채 고향으로 돌아온 윤정년을 보고 열마디 말보다 따뜻한 포옹으로 맞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눈물 짓게 만들었다.
실제로 7살 어린 여동생이 있다고 밝힌 오경화는 “친동생과의 상황들이 있지 않나. 동생이 커가고 있는데 제 눈에는 어려 보이는 부분이 정년이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동생의 덕을 좀 본 것 같다. 제가 정자를 다 이해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파악하기에는 참 좋았다. 사실 동생은 싫어할 수 있지만, 제가 동생을 많이 좋아한다. 최근 동생을 어리게만 보고 성인처럼 취급하지 못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걸 벗겨내려고 오은영 선생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동생을 바라볼 때의 그런 시선이 정년이를 보는 정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정자는 온전하고 안전한 가족생활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빠도 전쟁에서 돌아가시고 엄마도 몸이 좋지 않다. 엄마가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하려는 장녀의 마음이 있고, 동생이 꿈을 위해서 서울로 간다고 했을 때도 동생이 떠나면 안정성이 깨지니 보내기 싫어한다. 불안감이 엄청 드는 데도 이겨내야 하는 점이 저와 동생의 관계와 비슷하더라. 저도 동생을 그렇게 독립시켜야 하다 보니 ‘정년이’와 연결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윤정자와 자신의 공통점을 짚은 오경화는 “참 신기하다. 캐릭터라는 게 자신과 비슷한 게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저한테 아예 없는 캐릭터가 오는 것 같진 않더라. 저를 보고 캐스팅 하는 것이다 보니 비슷한 애들이 오는 느낌이다”라고 신기해 했다.
‘정년이’와 비슷한 시기 방송된 ENA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에서도 오경화는 주은호(신혜선 분)의 또 다른 인격 주혜리(신혜선 분)의 든든한 지원군 김민영 역으로 뭉클함을 선사했다. 주혜리와 함께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며 그가 기댈 수 있는 친구로서 곁을 지킨 데 이어, 차후 주혜리의 인격이 사라진 뒤에도 주혜리를 향한 끈끈한 우정을 드러내며 감동을 안겼다.
이처럼 신혜선과 김태리의 이해자로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선사했던 오경화는 실제 성격도 그렇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착하지 않고 나쁘지도 않다. 상황에 따라 흘러가는 인간이라 생각한다. 사실 저도 정년이 같은 욕심이 있으니까 이 자리에 있는 거다. 욕망도 있고 야망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한테는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있는지 100% 확신할 수 없다. 나를 챙기는 마음이 강한데, 그렇다고 해서 남들을 아예 챙기지 않는다기에는 동생을 챙기려고 노력하는 걸 보면 그런 모습도 없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고민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그런 모습이 저에게 있나 보다. 드라마를 보고 알았다. ‘내가 정자를 연기했지만 이렇게도 보여지네. 나한테도 이렇게 따스함이 느껴지네’, ‘김민영도 그냥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그게 따듯해 보이네’ 싶더라. 따듯하게 보이려고 의도하거나 노력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남긴 댓글처럼 그렇게 보이는 걸 보며 얻어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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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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