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발롱도르 투표 시스템을 비난했다.
영국 '미러'는 25일(한국시간) "페레즈 회장은 마침내 레알 마드리드의 발롱도르 보이콧 결정에 대해 침묵을 깼다. 그는 시상식 보이콧을 옹호했다"라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달 초 열린 발롱도르 시상식에 전원 불참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수상 불발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의 수상을 확신했지만, 진짜 주인공은 로드리였다. 그러자 비니시우스는 물론이고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주드 벨링엄, 킬리엄 음바페, 다니 카르바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AFP 통신'을 통해 "수상 기준이 비니시우스를 수상자로 뽑지 않는다면, 같은 기준에서 카르바할을 수상자로 지목해야 한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발롱도르와 유럽축구연맹(UEFA)이 레알 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존중받지 못하는 곳에 가지 않는다"라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시상식에서 3개의 상을 받았다. 음바페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최다 득점자에게 주어지는 '게르트 뮐러상'을 받았고, 올해의 팀도 수상했다. 안첼로티 감독도 요한 크루이프 상(올해의 감독)을 거머쥐며 최고의 감독으로 뽑혔다. 그러나 모두 불참했기에 현장에서 상을 건네받진 못했다.
약 한 달이 흐른 지금 페레즈 회장이 입을 열었다. 그는 로드리를 칭찬하면서도 올해만큼은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발롱도르를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페레즈 회장은 "로드리는 훌륭한 선수고, 마드리드 출신이다. 우리의 모든 애정을 받고 있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발롱도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올해가 아니라 작년이어야 했다. 그의 발롱도르는 작년에 트레블을 달성하고,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결승골을 넣었을 때였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로드리가 아니라 비니시우스나 카르바할, 벨링엄이 받아야 했다는 이야기. 페레즈 회장은 "전 세계 팬들이 항의하는 것처럼 비니시우스여야 했다. '레퀴프'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41%의 팬들이 그를 지지했다. 혹은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을 함께한 우리의 주장 카르바할이어야 했다. 유로 결승에 진출하며 화려한 시즌을 보낸 벨링엄도 마찬가지"라고 힘줘 말했다.
페레즈 회장은 투표 시스템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투표 시스템을 바꿨다. 축구를 고려할 때 인구 100만 명 미만의 나라에서 투표권을 가진 기자가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아무도 모르는 기자들이 올해 투표에 참여했다. 우간다, 나미비아, 알바니아, 핀란드 등 국가에서 온 기자들의 표가 없었다면 비니시우스가 올해 발롱도르를 수상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그는 "발롱도르는 독립적으로 조직돼야 한다. 자기 명성을 걸고 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투표에 나서야 한다"라며 "누가 투표했는지, 어느 나라에서 투표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러한 모든 이유로 우리는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를 향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로드리도 수상 자격이 충분했다는 것. 그는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고 50경기에 나서서 9골 14도움을 기록,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임을 증명했다. 맨시티는 로드리의 활약에 힘입어 역사상 최초로 프리미어리그(PL) 4연패라는 대기록을 썼다.
로드리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지난여름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서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중원을 휩쓸며 스페인 대표팀을 정상으로 안내했다. 로드리는 결승전에서 부상으로 이르게 교체됐지만,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비니시우스가 로드리에 밀린 가장 큰 이유는 레알 마드리드 내 표 분산으로 보인다. 로드리는 기자단 투표에서 1170점을 받았고, 비니시우스는 1129점을 받았다. 41점이면 카르바할이나 벨링엄으로 표가 분산되지 않았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차이다. 뱅상 가르시아 프랑스 풋볼 편집장도 "매우 근소한 차이였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인 벨링엄과 카르바할이 상위 4위 안에 포함됐다. 그러면서 표가 분산됐을 것이다. 그래서 비니시우스가 표를 잃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발롱도르 29위 마츠 훔멜스도 레알 마드리드를 직격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존중 부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건 약간 트럼프 같은 느낌이 든다. 안타깝게도 그곳에 있는 다른 이들에게는 무례한 행동이다. 나쁜 일"이라며 "부당한 대우라면 국제 무대에서 더 불리한 대우를 받았던 팀들도 있다. 이렇게 표현하겠다"라고 일침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발롱도르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