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의 추천으로 KBO리그에 합류, 정상급 좌완 외국인투수로 활약한 웨스 벤자민이 KT 위즈와 동행을 연장할 수 있을까. KT는 내년 시즌 ‘V2’ 달성을 위해 ‘1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보다 강한 외국인투수를 찾고 있다.
프로야구 KT 관계자는 최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2025시즌 외국인투수 농사와 관련해 “쿠에바스, 벤자민보다 나은 1선발급 투수를 찾는 게 우리의 숙제다. 쿠에바스, 로하스와는 재계약을 추진 중이고, 벤자민은 협상 우선순위에서 3순위가 됐다”라고 밝혔다.
KT는 2024시즌 외국인투수 덕을 크게 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쿠에바스(150만 달러)-벤자민(140만 달러) 원투펀치와 총합 290만 달러(약 40억 원)에 재계약했지만, 쿠에바스는 31경기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 벤자민은 28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에 그쳤다. 외국인투수 두 명이서 18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일단 KT는 올 시즌 에이스 쿠에바스가 보여준 헌신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쿠에바스는 31경기 가운데 19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선발진이 줄줄이 부상으로 신음한 가운데서 173⅓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이닝 부문 공동 3위, 퀄리티스타트 단독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모든 기록을 종합했을 때 쿠에바스는 올해 승운이 없었다고 보는 게 맞다. 이에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되며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다.
벤자민의 경우 재계약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으나 이닝이 지난해 160이닝에서 149⅔이닝으로 감소했고, 피홈런은 12개에서 28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는 내구성에서도 약점을 보였다. 선발투수들이 연달아 부상 이탈한 5월 중순 이례적으로 이강철 감독에게 직접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3주 휴식을 요청했으며, 후반기 체력 저하와 함께 14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5.22로 치열한 순위싸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KT 관계자는 “2025시즌은 쿠에바스보다 강력한 1선발을 영입한 뒤 쿠에바스가 2선발을 담당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벤자민과의 재계약 여부는 50대50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벤자민은 지난 2022년 5월 부상으로 떠난 에이스 쿠에바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벤자민은 2021년 메이저리그를 밟은 양현종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는데 이에 이강철 감독이 옛 제자인 양현종에게 벤자민의 정보를 물으며 영입에 도움을 얻었다. 이 감독은 “(양)현종이가 벤자민을 적극 추천했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벤자민은 첫해 17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대체 외인 성공신화를 쓰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3시즌 또한 29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로 승승장구하며 두 번째 재계약을 이뤄냈지만, 올해는 140만 달러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벤자민은 내년에도 KT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한편 KT는 외국인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도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얼마 전 미국, 일본 복수 언론에서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로하스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KT는 로하스와의 계약 연장을 낙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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