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이보다 적은 활약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역시 맨시티 킬러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이번에도 1도움을 추가하며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맨시티를 4-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연패를 끊어내며 승점 19(6승 1무 5패)로 6위까지 뛰어올랐다. 반면 맨시티(승점 23)는 5연패의 늪에 빠지며 2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선두 리버풀(승점 28)과 격차는 어느덧 8점에 달한다.
제임스 매디슨이 전반에만 멀티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그는 전반 13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얼리크로스를 정확히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뽑아냈고, 전반 20분엔 손흥민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칩샷으로 골키퍼 키를 넘겨 골망을 갈랐다. 완벽한 생일 자축포였다.
후반에도 반전은 없었다. 토트넘은 후반 7분 페드로 포로의 쐐기골과 후반 추가시간 브레넌 존슨의 득점까지 묶어 4-0 대승을 완성했다. 맨시티는 엘링 홀란을 중심으로 반격해 봤지만, 골대 불운까지 겹치면서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최우수 선수(POTM)은 매디슨이지만, 손흥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날 선발 출전해 63분간 피치를 누볐고, 도움 1회, 슈팅 1회, 기회 창출 2회, 크로스 성공 1회 등을 기록했다. 대체로 이타적인 플레이었다.
손흥민은 노련한 플레이로 매디슨의 멀티골을 도우며 시즌 4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잠깐 수비를 끌어당긴 뒤 센스 있는 리턴 패스를 내줬고, 공은 수비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가며 매디슨에게 연결됐다. 둘의 완벽한 호흡이었다.
손흥민은 포로의 쐐기골 장면에서도 중요한 기점 역할을 했다. 그는 자신에게 쏠린 집중 견제를 잘 이겨내고 공간으로 패스하며 결정적 역습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외에도 손흥민은 카일 워커를 앞에 두고 적극적으로 돌파하며 상대 수비 라인에 균열을 냈다.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의 슈퍼세이브가 아니었다면 직접 득점도 올릴 뻔했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중앙으로 꺾어 들어가며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이른바 '손흥민 존'에서 나온 환상적인 슈팅이었지만, 에데르송이 몸을 날려 손끝으로 걷어냈다.
맨시티 킬러다운 활약이었다. 그는 이번 경기까지 포함해 맨시티를 상대로 통산 20경기 8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통산 전적도 10승 2무 8패로 승리가 패배보다 많다.
'스쿼카'에 따르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뒤로 맨시티 상대 PL 기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올린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바로 모하메드 살라와 손흥민. 손흥민은 5골 5도움으로 11개의 살라 다음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맨시티 킬러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게다가 과르디올라 감독은 손흥민과 토트넘에 또 당하면서 커리어 최초 5연패에 빠졌다. 맨시티는 지난달 리그컵에서 토트넘에 패한 뒤로 본머스전(1-2), 스포르팅전(1-4), 브라이튼전(1-2)에서 모두 무릎 꿇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재계약을 맺으며 "어쩌면 4연패가 내가 떠날 수 없는 이유였을지도 모른다"라고 의지를 불태웠지만, 다시 한번 토트넘을 만나 무릎 꿇었다.
특히 이번 경기가 맨시티 안방에서 열린 경기였기에 더욱 충격이다. 맨시티는 지난 2022년 11월 브렌트포드전(1-2) 패배 이후 52경기 동안 홈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과 토트넘에 당하며 오랜 기록이 끊기고 말았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 칭찬이 이어졌다. '기브 미 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을 줬다. 이는 매디슨 다음으로 높은 점수. 매체는 "에데르송의 손가락에 감아차기가 막혔지만, 앞으로 전진하며 항상 위협적이었다. 역방향 패스를 내주며 매디슨의 두 번째 골을 도운 그의 모습은 고귀했다"라며 손흥민의 노련한 플레이를 극찬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이 정도면 맨시티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최고로 위험한 그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맨시티를 상대로 이것보다 적은 활약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매디슨의 골을 도운 뒤 오른발 감아차기로 거의 원더골을 넣을 뻔 했다"라며 평점 8.5점을 매겼다. 맨시티가 손흥민을 1도움으로 막은 거면 잘한 편이라는 놀림이었다.
스퍼스 웹은 "맨시티와 경기에서 손흥민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그가 지닌 맹렬한 속도와 영리한 움직임, 침착한 마무리는 토트넘이 과르디올라 감독과 자주 맞붙는 경기 유형과 완벽히 맞아떨어진다. 수비 라인이 높고, 공을 소유하는 스타일인 맨시티는 특히 전환에 취약하다. 그 덕분에 손흥민은 강점을 살려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라고 손흥민의 활약을 분석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 언급을 잊지 않았다. 그는 "쿨루셉스키와 손흥민이 공을 빠르게 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맨시티는 매우 공격적으로 나서며 맨투맨 수비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도미닉 솔란케도 있기에 일찍 공을 잡을 수 있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후반 초반엔 약간 주춤했지만, 필요한 부분을 공략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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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