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라는 외부 압박도 있었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도전하겠다".
허정무 전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이 2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 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허 전 이사장은 "흔들리고 추락하는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책임감 과 사명감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 모두가 KFA의 환골탈태를 바라면서도 거대한 장벽 앞에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갈 등하는 현실을 지켜보며 한없이 괴롭고 부끄러워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 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허정무 전 이사장은 "대한민국 축구의 위기와 실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 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한 해결방안으 로 ‘동행’, ‘공정’, ‘균형’, ‘투명’, 그리고 ‘육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허 전 이사장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열린 경영을 통해 팬들과 함께 하고, 협회장 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투명하고 공정한 지도자 선발 시스템을 운영 하며, 새로운 축구 행정 리더를 양성하여 세대교체를 이루는 징검다리가 되 겠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협회의 자율성을 보장하며 장기적인 계획과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 지도자를 육성하고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며, 축구 꿈나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해외거점 설립을 추진하겠다. 선수, 지도자, 행정가 및 경영인으로서도 성공하며 많은 경험을 가진 허정무 전 이사장은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출마 결심에 대해 허 전 이사장은 "부정적으로 생각했었지만 10여일 전 매스컴에서 축구인들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축구인을 대변해서 축구의 장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고 용기를 냈다"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많이 드러난 상태다. 최근 2~3년간 축구인 사면파동, 클린스만 감독 선임, 홍명보 감독 선임 등 문제가 나타났다.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협회장만의 결정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 투명하고 상식에 맞는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풍토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허 전 이사장은 "유쾌한 도전으로 명명한 이유는 긴장을 하면 경기도 제대로 펼칠 수 없다. 밝은 분위기 안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이루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고픈 마음에 유쾌한 도전이라고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축구인 화합에 대해서는 "제가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 축구인 화합을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 통합과 화합을 위해 뛰어 다니겠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저는 권위적인 것 보다는 그동안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고 발로 뛰겠다. 제 의견, 고집을 내세우기 보다는 귀기울여 듣는데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외부 압박에 대해 묻자 허정무 전 이사장은 "굉장히 많았다. '감히'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두려워 하지 않는다. 저는 도전을 할 것이다. 어떤 소리도 두려워 하지 않고 해야 할 일에 쵝선을 다하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 아직 캠프도 꾸리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마치면 선거전략을 고민할 것이다. 다만 축구인으로 자긍심을 갖고 한국축구를 위해 마지막까지 헌신하고 힘을 쏟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당선이 된다면 제대로 해보겠다. 저는 징검다리 역할이라고 한다. 똑똑하고 해외경험도 많은 여러 후배 축구인들이 마음 놓고 해 나갈 수 있는 기초를 다지겠다"라고 설명했다.
허정무 전 이사장은 현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다른점에 대해 "저는 현장을 아는 사람이다. 유스에서부터 프로팀까지 우리나라 축구 현실의 밑바탕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내 강점이다. 항상 축구인들과 대한민국 축구를 어떻게 발전 시킬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했다"라면서 "여자축구의 경우 북한을 보면 약오른다. 리그가 중단되면 유명무실해 진다. 저변확대를 더 해야 하고 발전해야 한다면 파주 트레이닝센터를 갑작스럽게 없앴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파주시와 협력을 하고 여자축구와 유소년 축구 그리고 교육의 장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여자축구도 세계적으로 관심이 크다. 협회에서도 운영에 함께 참여해서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천안 축구센터 건립에 대해 허 전 이사장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추진 과정에서 너무 성급했다. 이미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그 곳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파악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필요하다면 기업도 한 기업이 아닌 다기업이 참여할 수 있고 재원 마련도 다각도록 고민해야 한다. 천안 축구센터를 급박하게 추진하면서 부채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즈니스맨이 되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내겠다"라고 다짐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해서는 "홍명보 감독을 바라보면서 고난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문제는 현 집행부에서 결정한 일이다. 저는 후보자일 뿐이다. 만약 제가 결정권자가 된다면 분명한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위원회가 존재한다.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이런일이 발생했다고 본다. 그런 기능을 복귀 시키고 협회 회장이 감독을 선임 혹은 해임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현재 존재하는 위원화를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허정무 전 이사장은 "박지성 등 젊은 인재들은 당연히 일해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를 발전 시켜 나가야 할 인재들이다. 그 분들은 잠깐 협회에 들어갔다고 끌고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않아 그만둔 걸로 알고 있다. 그런 분들이 협회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들러리 역할이라면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책임감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전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