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이 도쿄돔에서 이른바 참사를 당했지만,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클래스는 달랐다. 자신의 SNS를 통해 대만의 프리미어12 첫 우승을 축하하며 패배를 인정하는 멋진 스포츠맨십을 뽐냈다.
일본 ‘닛칸스포츠’, ‘주니치스포츠’, ‘산케이스포츠’ 등 복수 언론은 25일 “오타니 쇼헤이가 프리미어12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대만을 SNS를 통해 축복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오타니는 이날 오전 자신의 개인 SNS 계정 스토리에 사진 1장을 게재했다. 2024 WBSC 프리미어12 공식 SNS 계정이 전날 대회 결승전이 끝난 뒤 게재한 대만 우승 포스터였다. 대만 선수단을 배경으로 한 포스터에는 “축하합니다, 글로벌 챔피언”이라는 영문 글귀가 새겨졌는데 오타니가 이를 캡처해 대만의 사상 첫 우승을 축하했다.
오타니의 SNS 업로드가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오타니의 조국 일본이 도쿄돔에서 대만에 예상치 못한 완패를 당하며 충격에 빠졌기 때문이다.
프리미어12 0순위 우승 후보였던 일본은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대만과의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0-4로 완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동시에 국제대회 27연승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믿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 에이스 도고 쇼세이가 5회 대만 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선두타자 린자정 상대 우중월 선제 솔로홈런을 헌납한 뒤 천천웨이의 우전안타, 린리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 2루 위기에서 천제시엔을 만나 우월 쐐기 스리런포를 맞았다. 도고는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 난조로 결승전 패전투수가 됐다.
타선 또한 선발 린위민(4이닝 무실점)-장이(3이닝 무실점)-천관위(1이닝 무실점)-린카이웨이(1이닝 무실점)로 이어진 대만 마운드에 4안타 무득점으로 침묵, 영봉패 수모를 당했다.
일본은 그렇게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기준 27연승 행진이 종료됐다. 2019년 11월 12일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전 3-4 석패 이후 무려 28경기 만에 국제대회 패배를 맛봤다. 또한 2021년 도쿄올림픽,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우승 또한 좌절됐다.
그래서 오타니의 SNS 축하가 더 큰 박수를 받았다. 일본 ‘주니치스포츠’는 “오타니가 사무라이 재팬을 꺾은 라이벌을 축복했다. 2015년 프리미어12 출전 경력이 있는 오타니는 이번 대회는 불참했으나 WBSC 공식 인스타그램의 ‘CONGRATULATION’이라고 적힌 이미지를 인용, 게시하고 축의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오타니의 넓은 그릇을 조명했다.
프리미어12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미 모든 걸 이룬 오타니의 국제대회 참가 열망은 강하다. 오타니는 ‘산케이스포츠’를 통해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국제대회는 특별하고 올림픽 또한 특별하다. 개인적으로 출전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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