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투타 기둥이 한국에서 만날 줄이야…류현진·푸이그, 6년 만에 적으로 맞붙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11.27 06: 49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류현진(37·한화 이글스)과 야시엘 푸이그(34·키움 히어로즈)가 내년에 한국에서 만난다. 두 선수의 대결은 2025년 KBO리그 최고의 흥행 카드로 기대를 모은다. 
키움은 지난 26일 외국인 선수 3명 영입을 발표하며 쿠바 출신 외야수 푸이그의 복귀를 알렸다. 2022년 키움에서 1년간 활약한 푸이그는 100만 달러 전액 보장 조건으로 계약하며 3년 만에 한국 무대에 복귀했다. 
푸이그가 돌아오면서 야구 팬들은 류현진과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는 국적이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지만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13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주축 선발로, 푸이그는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018년 시즌 후 푸이그가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6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야시엘 푸이그. /OSEN DB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야시엘 푸이그. /OSEN DB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야시엘 푸이그.  /dreamer@osen.co.kr

푸이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성격과 워크에씩 문제로 ‘악동’ 소리를 듣고, 다저스 팀 동료들에게 한때 외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과는 케미가 좋았다. 구장 밖에서도 밥을 같이 먹는 절친이었다. 서로 정답게, 때로는 짓궂게 장난치는 모습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2019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끊긴 푸이그는 2022년 키움과 계약하며 한국 무대에 왔다. 푸이그의 악동 기질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류현진은 “푸이그처럼 파이팅 있는 선수도 필요하다. 자기 스타일을 굳이 바꾸지 않았으면 한다. 착한 선수”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로 스프링캠프 기간 친정팀 한화에서 훈련했고, 연습경기를 위해 대전에 찾은 푸이그와 깜짝 조우하기도 했다. 3월4일 경기 전날 저녁 류현진이 푸이그를 만나 한우를 대접하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푸이그는 “류현진이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좋은 경험을 해보라고 말해줬다. 선구안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해줬다”고 말했다. 
2022년 대전에서 만난 류현진과 야시엘 푸이그. 2022.03.04 / soul1014@osen.co.kr
2022년 대전에서 만난 류현진과 야시엘 푸이그. 2022.03.05 / soul1014@osen.co.kr
“적응만 하면 잘할 것이다”고 말한 류현진의 예상대로 2022년 푸이그는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126경기 타율 2할7푼7리(473타수 131안타) 21홈런 73타점 OPS .841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 적응기를 거쳐 중심타자 역할을 하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지만 시즌 후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졌다. 2019년 미국에 있을 때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고, 위증까지 한 혐의로 미국 연방 기관의 조사를 받은 것이다. 푸이그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적 다툼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키움과 재계약이 불발됐다. 하지만 푸이그는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키움도 법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뒤 재영입했다. 
그 사이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올해 2월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으로 최고 대우를 받고 KBO리그에 복귀했다. 전성기 같은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한화의 1선발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푸이그 역시 전성기는 지났지만 100만 달러를 보장받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야시엘 푸이그. /OSEN DB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야시엘 푸이그. /OSEN DB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이 한 경기 있었다. 류현진이 다저스 소속이었던 2019년 5월20일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4번 타자 푸이그를 상대했다. 
결과는 3타수 무안타로 류현진의 완승. 1회 1사 1,2루에서 류현진은 푸이그를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다. 4회에는 유격수 땅볼, 6회에는 투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타격에서 막힌 푸이그는 수비로 류현진을 잡았다. 6회 2사 만루에서 류현진의 우측 관중석으로 향하는 파울성 타구를 쫓아가 아웃 처리했다. 
그로부터 6년 만에 한국에서 두 선수가 적으로 만주하게 됐다. 아직 내년 정규시즌 일정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한화와 키움은 16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대전 신축구장에서 두 선수의 재대결이 이뤄진다.
1회말 1사 1,2루 신시내티 푸이그의 타석때 류현진이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다저스 선발 류현진 상대로 1회말 1사 1,2루 신시내티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 soul1014@osen.co.kr
6회초 2사 만루 다저스 류현진의 파울성 타구를 신시내티 우익수 푸이그가 호수비로 잡아내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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