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뛰는 동료들조차 몰랐다. 굴리엘모 비카리오(28)가 주장 손흥민(32)도 깜짝 놀란 부상 투혼으로 토트넘 홋스퍼 골문을 지켜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비카리오의 부상은 토트넘 동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토트넘 선수들은 그가 얼마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지 몰랐고,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승리한 뒤에야 이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24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에서 맨시티를 4-0으로 격파했다. 센터백 듀오 미키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부상 공백을 딛고 따낸 귀중한 원정 승리였다.
하지만 비카리오가 이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전반 37분 발생했다.
페드로 포로가 맨시티의 롱패스를 막아내고자 뒤로 헤더 패스를 시도했으나 공이 애매하게 떨어졌다. 이를 틈 타 사비우가 달려들었고, 비카리오는 점프하며 공을 잡아내다가 사비우와 충돌하고 말았다.
비카리오는 그대로 쓰러져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발목이 뒤틀린 듯 보였다. 그럼에도 비카리오는 간단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일어나 남은 시간을 소화했다. 그는 후반에도 맨시티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남은 60여분까지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비보가 들려왔다. 정밀 검사 결과 비카리오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던 것. 토트넘은 26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비카리오가 오른쪽 발목 골절로 수술받는다며 복귀 일정은 아직 미지수라고 알렸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카리오 본인조차 부상 상태에 놀랐다. 매체는 "비카리오는 경기 후에도 여전히 통증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토트넘과 함께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물론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단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토트넘 동료들은 비카리오가 수술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완전히 당황했고, 깜짝 놀랐다. 비카리오의 상태가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큰 부상은 피했다고 생각했던 것.
비카리오는 골절상을 입은 만큼 두 달 가까이 회복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부상 분석 매체 '피지오 스카우트'는 그가 6주에서 10주 정도 자리를 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2월 복귀가 유력한 셈.
한동안 팬들을 만날 수 없게 된 비카리오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사를 전했다. 그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을 공유하며 "축구는 큰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시련을 안기기도 한다"라며 "난 맨시티 원정에서 발목 뼈가 손상된 상태로 60분을 뛰었다. 팀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수술이 불가피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카리오는 "당분간 팀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의료진과 관계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제부터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토트넘 팬 여러분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곧 경기장에서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백업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비카리오를 대신해 토트넘 골문을 지킬 전망이다. 그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베테랑 골키퍼다. 다만 공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기에 후방 빌드업 시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토트넘은 아예 새로운 골키퍼 영입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비카리오의 부상은 토트넘에 큰 타격이다. 토트넘은 새로운 골키퍼와 계약하기 위해 1월 이적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라며 "토트넘은 이미 골키퍼진 강화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는 포스터에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계획에 힘이 실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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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홋스퍼, 피지오 스카우트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