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에 대한 존중이 없다.
토트넘 내부 소식에 정통한 폴 오키프는 26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의 계약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토트넘이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팬의 질문에 "클럽 측에서 계약 연장 옵션을 갖고 있다. 그래서 1월 전까지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2024년이 끝나면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는 것. 계약 만료를 6달 앞둔 선수는 보스만 룰에 의거해 다른 팀과 자유롭게 자유 계약(FA)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이대로라면 손흥민도 보스만 룰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오키프는 다른 주장을 내놨다. 그는 "손흥민이 아니라 토트넘이 계약 연장 옵션을 가족 있다"라며 토트넘이 올해 안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도 손흥민은 내년 1월 다른 팀과 협상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당연히 토트넘 팬들은 보스만 룰을 언급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오키프는 "토트넘은 옵션을 발동할 것이다. 어쩌면 이미 발동했을 수도 있다. 토트넘이 언제 발표할지, 발표할지 말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라고 확언했다.
잘 이해되지는 않는 내용이지만, 오키프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손흥민은 그저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토트넘이 재계약을 제안하거나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아도 다른 팀과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조차 없다는 뜻.
최악의 경우에는 손흥민이 내년 1월에 FA 이적을 추진하지도 못하고, 토트넘에 남지도 못하게 될 수 있다. 6개월 빨리 다른 클럽들과 협상할 기회를 놓치는 건 큰 타격이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고 나서야 협상에 돌입하면 다른 FA 예정 선수들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미래가 불투명한 손흥민은 여러 팀과 연결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그의 재계약을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정된 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 영국 현지 매체들이 예상하던 '메가 재계약'은 이미 물 건너간 분위기다. 'TBR 풋볼'은 토트넘과 손흥민이 초기 합의를 마쳤지만, 토트넘에서 갑자기 말을 바꾸면서 손흥민 측에 충격을 안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엔 튀르키예 이적설까지 불거졌다. 튀르키예 최고 명문 갈라타사라이가 손흥민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 심지어 갈라타사라이는 이적료를 들여서라도 오는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손흥민을 품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틱'에 따르면 1월 영입이 불발될 시 내년 여름에라도 데려오겠다는 각오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어린 선수들만 영입하고 있다. DESK 라인을 데리고도 우승을 하지 못하던 토트넘은 다시 한 번 레전드 케인과 전성기를 이끈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우승을 만들기보단 결국 경제 논리에 따라 선수단을 운영하는 것.
여기에 손흥민의 절친인 벤 데이비스도 연장 옵션 발동에 그칠 계획이다. '디 애슬레틱'의 토트넘 담당 잭 피트 브룩은 "토트넘은 데이비스의 1년 연장 조항을 발동시켜 다음 시즌에도 데이비스를 구단에 머물게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베테랑 선수들에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연장 옵션만을 발동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 여러모로 우승에는 관심이 없는 토트넘이라는 팀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스스로 한계가 있는 팀으로 가두는 것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