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V-리그의 타이트한 경기 일정이 부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흥국생명은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2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1-25, 25-19, 25-6, 25-13)로 승리했다.
개막 이후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2020-2021시즌 이후 1457일 만에 10연승을 달성했다. 김연경이 18득점(공격성공률 43.8%)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정윤주도 18득점(공격성공률 56.0%)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피치(9득점), 김다은(7득점), 김수지(7득점) 등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배구에 대해서 논하는 것이 넌센스다”라며 강한 어조로 발언을 쏟아냈다. GS칼텍스 외국인선수 스테파니 와일러와 지젤 실바가 각각 1세트와 2세트에서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잇따른 부상 악재에 충격을 받은듯 깊은 한숨을 내쉬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일단 내일 부상 상태를 한 번 더 체크할 예정이다. 지금으로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GS칼텍스의 부상 악재로 쉽게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아본단자 감독은 오히려 이러한 부상에 분노하며 “오늘 경기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 같다. 지난 40일 동안 모든 팀에서 부상이 많이 발생했다. 우리 팀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빡빡한 일정으로 경기를 하면 어떤 팀이든 어린 선수들을 훈련시킬 시간이 부족해 선수 성장이 정체된다. 또한 회복할 시간도 부족하고 부상이 많이 나오게 된다. 그런 부분이 명확하게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부분은 국가대표 팀 전력에도 영향이 갈 것이다”라고 말한 아본단자 감독은 “GS칼텍스에서 나온 부상이 유감스럽다. 우리 팀도 부상 이슈가 있다. 그런 문제가 드러나는 경기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많은 경기수와 짧은 경기 간격이 문제인지 묻는 질문에 아본단자 감독은 “둘 다 문제다”라면서 “라운드 수를 줄여 4라운드를 하거나 경기 텀을 길게 가져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만 해도 오늘 경기를 하고 당장 광주에 가야한다. 우리 뿐만 아니라 모든 팀들이 이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부상 선수도 있고 어린 선수를 성장시킬 시간도 없다. 그래서 계속 같은 선수를 써야하고 부상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내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라고 말한 아본단자 감독은 “내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각이다. 뭔가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다시 생각하고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야기를 했다”라며 V-리그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했다.
흥국생명 간판스타 김연경 역시 너무 타이트한 경기 일정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힘들어 죽겠다. 오늘도 힘들었다”라고 말한 김연경은 “나도 조심스럽지만 경기수보다는 퀄리티 있는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해 경기력이 확실히 안좋다고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V-리그를 통해서 국가대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