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생겼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좌완 김기훈(24)은 의미있는 2024시즌을 보냈다. 2019 1차 지명을 받아 마운드의 기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받돋음하는데 실패했다. 가능성 있는 구위였으나 제구이슈가 문제였다. 올해도 2군 개막했으나 미국 스포츠 전문센터에서 최적의 투구폼을 찾았다.
3년 6300만달러(약 880억 원)에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의 투구폼을 채용해 밸런스가 안정되었다. 스피드를 유지하면서도 구위와 제구력까지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7월30일 1군에 승격해 시즌 종료까지 머물렀다. 삼성과의 중요한 경기에서 롱맨으로 역전승의 발판이 되는 호투로 우승에 기여도 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승선해 1경기 등판했다. 딱 한 타자를 상대했는데 볼넷을 내주는 아쉬움도 맛보았다.
올해 1군 17경기에 출전해 19⅔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5.03의 성적을 기록했다. 15개의 볼넷을 허용했고 삼진은 17개를 뺏어냈다. 피안타율 2할8리이다. 볼넷이 여전히 많았지만 턱없이 빠지는 투구는 아니었다. 자신의 투구를 정립시키는 실마리를 찾았다. 그래서 내년 시즌에는 풀타임 불펜요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시리즈 휴식을 반납하고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렸다. "마무리 캠프에서는 세트 모션을 빠르게 했고 변화구도 보완했다. 체인지업이 좋았는데 (왼손 타자용) 슬라이더를 다듬었다.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좋은 궤적이 아니었다. 손목 각도를 체크하면서 던졌다. 정재훈 코치님과 이동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김기훈의 직구와 체인지업은 구종 경쟁력이 분명하다. 직구는 회전수가 좋아 정타를 잘 내주지 않는다. 체인지업도 직구처럼 날아오다 낙폭이 크기 때문에 오른손 타자들에게 통하는 구종이다. 슬라이더의 각을 예리하게 만든다면 좌우 타자 관계없이 상대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상대의 도루를 막기 위한 퀵모션도 반드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특히 구단이 올해부터 도입한 초정밀 영상 촬영장비 엣저트로닉의 도움을 받았다. 던질 때 손가락의 움직임과 손목의 각도까지 정밀 체크가 된다. "영상을 통해 손목 각도가 이래서 던지기 안좋다는 이유를 알았다. 또 좋은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들의 손목 영상을 디테일하게 보면서 피칭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그런 무대에서 던질 수 있어 영광이었다. 많은 부분에서 눈으로 보고 배웠다. 시즌중에는 좋은 경기도 안 좋은 경기도 있었다. 후자를 조금식 줄여가는 것이 내년 시즌 해야할 일이다. 제구도 이전보다는 조금 괜찮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했던 과정을 비시즌 기간중에도 계속 하겠다. 확실히 작년보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확실히 나의 운동방법과 투구폼을 만들었다. 조급함도 뭐를 해야되지 그런 생각도 없어졌다. 만들어진 틀을 계속 유지하겠다. 내년에는 1이닝을 확실하게 막는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