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가 전속계약 유지 자체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이라며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자유롭게 활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공식입장을 통해 이날부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와 어도어로부터 벗어나 활동하겠다고 했다. 뉴진스는 어도어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매니지먼트를 할 의무가 있지만 지난 13일 의무위반 사항을 시정해 달라는 마지막 요구를 해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진스는 몇 개월간 어도어에 여러 차례 시정 요구를 했다면서 “어도어는 이에 대해 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였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진정한 소통은 어도어로 인해 이루어지지 않은 것임을 분명히 밝혀둡니다”고 했다.
지난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뉴진스는 어도어에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했지만 시정요구 기간인 14일 지난 후에도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도어의 회신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어도어의 주장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고 밝혔다.
뉴진스는 어도어가 전속계약상 의무를 위반하고 시정요구 기간 내에 시정하지 않아 해지 통지에 서명했고, 이에 전속계약 효력이 없어 어도어로부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고 했다.
어도어의 소속 아티스트로서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는 뉴진스는 “전속계약 해지는 오로지 어도어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것이므로, 저희 5명은 위약금을 배상할 의무가 없습니다”며 “저희 5명은 전속계약 해지로 인해 다른 분들께 피해가 가는 것은 전혀 원치 않습니다. 해지 시점 이전에 어도어와 다른 분들 사이에 체결된 계약상 의무는 모두 성실히 이행할 예정입니다”고 했다.
특히 뉴진스는 “저희 5명의 결정은 오랜 고민 끝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저희 5명은 소속 아티스트 보호라는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어도어에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으며, 전속계약 유지는 저희들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만을 줄 것입니다. 이에 저희 5명은 어도어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고 덧붙였다.
뉴진스는 전속계약 유지를 하는 것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이라고 호소했다. 그 이유로 아티스트 보호를 위한 매니지먼트 의무를 위반이라는 것이다.
앞서 하니는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이날 하니와 함께 어도어의 김주영 대표도 출석해 입장을 밝혔는데, 하니는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쏟았다. 하니는 “서로 인간으로 존중하면 적어도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겠느냐”라면서 뉴진스를 지키고 싶었다면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서 김주영 대표는 “당시 사내 이사 중 한 명으로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CCTV 확인을 요청했다”라며, “저도 하니 씨의 말씀과 주장을 믿고 답답한 심정에서 입증 자료를 찾으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확보는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노동고용부는 지난 20일 ‘하니는 근로자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노동고용부는 하니를 두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라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과 성질상 사용·종속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라며 그 이유로 “서로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과해 사측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뉴진스는 해당 일을 포함해 신우석 감독과의 분쟁 등을 근거로 매니지먼트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뉴진스가 요구한 사항 중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노동고용부는 뉴진스를 근로자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뉴진스가 주장하는 어도어와 전속계약 관계를 유지하며 느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의 정체가 불분명해진 상황이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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