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턴 적입니다' 반니스텔루이, 맨유서 OUT→레스터 정식 부임...2027년까지 계약[공식발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1.30 07: 51

뤼트 반니스텔루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자마자 새 직장을 찾았다. 그가 레스터 시티 감독으로 부임하며 맨유와 적으로 만나게 됐다.
레스터는 3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1군 감독으로 반니스텔루이가 임명됐음을 확인하게 돼 기쁘다. 네덜란드 출신인 그는 토요일 브렌트포드 원정 이후 팀을 이끌게 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레스터는 "반니스텔루이는 선수와 감독으로서 최고 수준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7년 6월까지 계약에 합의했다. 그는 브렌트포드 원정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에 제때 도착한 뒤 일요일부터 1군 팀의 모든 책임을 맡게 된다"라며 "반니스텔루이는 현역 시절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공격수로 꼽혔다. 그는 이후 PSV 에인트호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네덜란드 대표팀 등 재능 있는 감독과 코치로 명성을 쌓아왔다"라고 덧붙였다.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 레스터 회장은 "반니스텔루이가 레스터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그는 풍부한 역사와 열정적인 서포터즈, 재능 있는 선수단을 가진 팀에 합류했다. 우리 모두 이 새로운 장을 함께 시작하면서 그가 미칠 영향을 보게 돼 기쁘다. 반니스텔루이의 경험, 지식, 위닝 멘탈리티는 분명 우리에게 큰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이제는 정식 감독으로 PL 무대에 서게 된 반니스텔루이. 그 역시 "자랑스럽고 기대된다. 레스터에 대해 얘기하는 모든 사람들이 열광한다. 클럽에서 일하는 사람들, 서포터즈 그리고 당연히 클럽의 최근 역사는 인상적이다. 클럽의 모든 이들을 알게 돼 기쁘고, 클럽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제공하게 돼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반니스텔루이는 현역 시절 맨유의 전설적인 공격수였다. 그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맨유 유니폼을 입고 5년간 활약하며 219경기 150골을 기록했다. 박지성과도 한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이후 반니스텔루이는 당시 사령탑이던 알렉스 퍼거슨 경과 불화 끝에 맨유를 떠났고,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다. 그는 2010년 함부르크로 이적해 말년을 보내며 당시 10대 유망주이던 손흥민과 함께하기도 했다. 반니스텔루이는 손흥민을 챙겨주면서 멘토 역할도 맡았다.
은퇴 후엔 빠르게 지도자로 변신했다. 반니스텔루이는 2016년 친정팀 PSV 에인트호번의 유스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22년엔 에인트호번 정식 감독을 맡았다. 그는 첫 시즌부터 에레디비시 준우승과 KNVB컵 우승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반니스텔루이와 에인트호번의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선수단 문제로 구단과 마찰을 빚으며 지난 5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런 뒤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맨유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2006년 맨유를 떠난 지 무려 18년 만의 복귀였다.
반니스텔루이는 잠시나마 맨유를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지난달 텐 하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면서 반니스텔루이가 임시로 감독 대행을 맡게 된 것.
4경기 동안 감독으로서 맨유 벤치에 앉았던 반니스텔루이.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맨유는 레스터 시티와 리그컵 경기 5-2 대승을 시작으로 3승 1무를 거두며 4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PL에선 첼시전 1-1 무승부, 레스터전 3-0 대승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도 PAOK을 2-0으로 잡아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다만 반니스텔루이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다시 맨유를 떠나게 됐다. 맨유는 "반니스텔루이와 코치진이 클럽을 떠난다. 반니스텔루이는 올해 여름에 다시 합류했고, 지난 4경기 동안 임시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었다"라며 "반니스텔루이는 맨유의 전설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클럽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의 공헌과 역할에 접근한 방식에 감사드린다"라고 작별을 알렸다.
반니스텔루이는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올드 트래포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반니스텔루이는 "짧지만, 놀라운 시간이었다. 정말 즐거웠다. 우리는 불확실한 위치에 있지만, 우리의 일을 하고 클럽을 도우려 노력했다. 힘든 순간에도 팬들이 나와 팀을 응원해준 모습은 특별한 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반니스텔루이는 코치 생활로라도 맨유와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 했으나 거절당했다. 매체는 "반니스텔루이는 맨유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제안을 거절당한 뒤 팀을 떠나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맨유에 남으려 필사적이었지만, 새로운 체제에서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반니스텔루이는 지난여름 에릭 텐 하흐 감독의 스태프 역할을 맡으며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왔다. 그는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 밑에서 코치직을 맡고 싶어 했지만, 아모림 감독은 스포르팅에서 자신의 신뢰할 수 있는 팀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그는 반니스텔루이가 설 자리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를 떠난 반니스텔루이는 여러 팀의 관심을 받았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코번트리 시티 친정팀 함부르크 등과 연결됐다. 레스터는 물론이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탈 팰리스 같은 PL 구단들이 그를 노린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종 행선지는 레스터였다. 레스터는 지난 시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1시즌 만에 PL로 복귀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엔조 마레스카 감독이 첼시로 떠났고, 스티브 쿠퍼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하지만 레스터는 2승 4무 6패에 그치며 리그 16위까지 내려앉았다. 강등권 17위와 승점 차도 단 1점. 결국 쿠퍼 감독은 지난 첼시전 패배 후 경질되면서 5개월 만에 짐을 싸게 됐다. 이제는 반니스텔루이와 반등을 꿈꾸고 있는 레스터다. 레스터는 반니스텔루이가 임시 대행을 맡은 맨유에 두 차례나 패하기도 했다.
한편 반니스텔루이의 데뷔전은 내달 4일 열리는 웨스트햄과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과는 2025년 1월 격돌하고, 친정팀 맨유와는 내년 3월에 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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