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 옆에 있을 때와는 정반대 모습이다. '위기의 남자' 킬리안 음바페(25)가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 사이에서 겉도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28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리버풀에 패한 뒤 밖에선 보이지 않는 터널 안 영상이 공개됐다. 그러자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음바페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같은 날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리버풀에 0-2로 패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AC 밀란전(1-3)에 이어 연패에 빠지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전체 순위표에서도 승점 6점에 머무르며 24위까지 내려앉았다. 여기서 더 미끄러지면 16강 진출을 걱정해야 하는 위치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초반부터 고전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부상으로 빠진 탓인지 공격에서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흔들리던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7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맥 알리스터 코너 브래들리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버풀은 후반 25분 모하메드 살라가 페널티킥(PK)을 실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승리엔 문제가 없었다. 오히려 리버풀은 후반 31분 코디 각포의 헤더 추가골로 2-0을 만들며 더 달아났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리버풀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논란이 될 법한 영상이 공개됐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속에서 벨링엄이 음바페를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것. 레알 마드리드 팬들의 걱정을 키울 법한 장면이었다.
해당 영상을 보면 하프타임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경기장 터널에 모여있다. 그리고 음바페는 벨링엄의 어깨를 건드린 뒤 박수를 치며 무언가 말을 건넸다. 조언이나 전술적 이야기를 나누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벨링엄은 음바페에게 대꾸하지 않고 안토니오 뤼디거와 페데리코 발베르데, 브라힘 디아스 등 다른 동료들과 대화를 나눴다. 음바페는 그저 벽에 등을 기댄 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 바이블은 "벨링엄은 음바페를 무시하는 듯했다"라고 설명했다.
팬들도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한 팬은 "음바페는 라커룸의 리더가 아니다. 벨링엄은 그에게 말도 걸지 않았다"라고 적었고, 다른 팬은 "음바페는 길을 잃은 것 같다. 안타깝게 여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하프타임에 이런 몸짓은 패배를 받아들이고 망가진 사람처럼 보인다. 우리가 알던 음바페가 아니다", "음바페의 자신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새로운 동료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벨링엄이 왜 그를 완전히 무시했을까?", "음바페가 얼마나 슬퍼보이는가"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실제로 음바페는 후반 들어 더욱 부진했다. 안 그래도 존재감이 없던 그는 나쁜 방향으로 주목받았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6분 PK를 놓친 것. 음바페는 루카스 바스케스가 얻어낸 PK 키커로 나섰지만, 그가 찬 슈팅은 리버풀 수문장 퀴빈 켈러허에게 정확히 읽히며 막히고 말았다.
증명해야 하는 장에서 오히려 고개를 떨군 음바페다. 이날은 중앙 스트라이커로 뛴 것도 아니기에 포지션 문제를 변명으로 삼을 수도 없었다. 가장 익숙한 왼쪽 측면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부진했다. 특히 음바페는 리버풀 우측 풀백 브래들리와 일대일 싸움에서 압도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골닷컴' 역시 "브래들리를 상대로 큰 문제를 겪었고, 제대로 된 타이밍에 뛰지 못했다. 그리고 PK를 놓쳤다. 이번이 그가 빛날 수 있는 기회로 보였지만, 그 대신 꽤 비참했다"라며 음바페에게 가장 낮은 평점 3점을 줬다. 매체는 "음바페를 향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팬들은 그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팬들도 인내심을 잃은 모양새다. 골닷컴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팬들은 "지금까지 음바페의 밤과 시즌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공짜 이적을 돈 낭비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라거나 "마드리드 역사상 최악의 영입은 누구일까? 음바페 아니면 에당 아자르다 가 아닌 음바페는 골을 못 넣는다. 드리블도 못 한다. 간단한 패스도 못 한다. 경합 중 90%를 진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여기에 벨링엄에게 무시받는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음바페를 둘러싼 불화설도 커지게 됐다. 앞서 프랑스 저널리스트 로맹 몰리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를 데려온 걸 후회한다. 장담할 수 있다. 비공식적으로 그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레알 마드리드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변덕이었다. 페레즈만이 그를 원했다. 그는 항상 거물급 선수들을 좋아했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마저 음바페를 탐탁치 않아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몰리나는 "레알 마드리드는 진절머리가 났다. 음바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라커룸에서도 좋지 않다. 물론 반드시 음바페의 잘못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 전설 에마뉘엘 프티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음바페의 대표팀 선배이기도 한 그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여러 선수들은 음바페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UCL과 라리가를 우승했던 팀 라커룸이 음바페 때문에 망가졌다. 그는 비니시우스와 벨링엄처럼 발롱도르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 넘치는 팀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레알 마드리드 선배 구티도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음바페가 당연히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현실"이라며 "우리 모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다. 음바페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수줍어 보인다. PK를 차기 전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선수도 아닌 '차기 발롱도르 1순위'로 기대받던 음바페이기에 충격적인 부진이다. 그는 지난여름 PSG를 떠나 이적료 없이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다.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위해 PSG 보드진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일도 피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드림 클럽'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된 음바페. 하지만 그의 레알 마드리드 생활은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아직 몇 달밖에 되지 않긴 했지만, 지금까지는 확실히 실패다. 비시니우스, 호드리구와 동선이 겹치는 문제까지 겪으면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왕으로 군림했던 PSG 시절과는 정반대다. 음바페는 PSG 유니폼을 입고 통산 306경기를 뛰면서 255골 108도움을 터트렸다. 당연히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 기록자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음바페는 라커룸에서도 중심에 서 있었다. 특히 이강인과도 두터운 친분을 자랑했다. 음바페는 훈련장에서도 경기장에서도 이강인과 포옹하는 포착됐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강인을 '내 자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PSG에서와 달리 외면받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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