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34억원 둘러싼 충격의 위장살인..사망자 신원 확인불가(‘용감한 형사들4’)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24.11.30 10: 10

‘용감한 형사들4’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을 집요한 수사 끝에 밝혀내는 과정이 그려졌다.
지난 29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연출 이지선) 12회에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의료수사팀장 강윤석 경감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첫 번째 사건은 33억짜리 생명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두 달 만에 사망했는데 수상하다는 보험조사관의 제보로 시작됐다. 사망자는 44세 여성으로, 다른 보험사에서 1억 원을 수령한 상태였다. 친언니가 동생이 의식이 없다며 신고를 했다. 사인은 뇌출혈로, 타살 정황이 없어 부검 없이 장례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사망자의 생김새가 수사팀의 정보와 불일치하며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장례식도 안 치르고 일사천리로 장례 절차를 밟았다는 사실도 수상함을 더했다.

장례지도사에 따르면 입관부터 화장까지 세 명이 자리를 지켰다. 언니와 40대 정도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이었는데, 가족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보험금을 타기 위한 사건으로 의심됐다. 사망을 위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생과 언니, 두 남녀를 용의선상에 두고 조사를 시작했다. 동생 임정희(가명)는 과거 기획부동산 일을 했던 무당이었다. 수사팀은 언니가 휴대전화 대신 공중전화하는 걸 수상히 여겼다.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린 임정희에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긴급 체포된 임정희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뗐지만 그 과정서 지인 2명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팀은 휴대폰 기지국을 통해 임정희가 사망 신고 직전에 당시 노숙인들이 많았던 곳에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 연고 없는 노숙자를 타깃으로 노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일대를 탐문했지만 사진 없이 생김새에 대한 정보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임정희는 끝까지 시신의 신원도 밝히지 않고, 살해 혐의도 부인했다. 무엇보다 이 사건에는 주범인 임정희 외에 언니 심지어 시신을 확인한 검안의 등 연루된 용의자만 총 8명이라 충격을 안겼다. 임정희는 징역 7년, 임정희 언니는 징역 3년, 보험 설계사는 2년 등을 선고받았다.
이어 과학수사팀의 사건이 소개됐다. 술집, 노래방, 원룸 등으로 이뤄진 주상복합건물의 건물관리인이 탄내가 나는데 어디서 나는지 확인이 안되다며 신고했다. 3층의 한 집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아 강제로 문을 열고 진입했는데, 연기가 자욱했다. 복층에 있는 매트리스 위에 이불과 옷가지가 쌓여있고 타다 만 종이 박스가 올려져 있었다. 옆에 라이터와 기름통도 발견됐다. 쌓인 것들을 걷어내니 시신이 아래 있었다. 일부만 타다가 불이 자연 진화된 상태였다.
형사들은 강력사건임을 직감했다. 피해자의 목부터 얼굴 전체가 투명 테이프로 감겨 있었는데 벗겨내니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부패돼 있었다. 피해자는 해당 원룸 거주자인 30대 후반 여성이었다. 하체의 속옷까지 벗겨져 있었고, 시신에는 칼에 의한 상처가 수십 군데 있었다. 범인은 피해자를 살해 후 방화를 저지르려 이 집을 다시 찾은 것으로 보였다.
수사팀은 피해자 집 창문을 비추는 맞은편 건물 CCTV를 통해 불길이 치솟는 시간을 확인한 뒤 그 시각을 전후로 2층 노래방 CCTV에서 계단을 이용한 사람을 찾았다. 그렇게 회색 후드티를 입은 사람을 발견했고, 그의 행방을 추적했다. 이와 함께 탐문을 통해 피해자가 친하게 지낸 친구가 돈을 갚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피해자는 화재 신고 일주일 전 그 친구와 담판을 짓겠다고까지 얘기했다. 돈을 빌린 이는 동갑내기 여성으로, 형사들에게 200만 원을 빌렸고 피해자와 만난 것도 인정했지만, 이후 함께 집에서 야식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회색 후드티를 입은 용의자를 쫓던 팀이 최종적으로 확인한 주소지와 그가 어디서 왔는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추적 팀이 찾아낸 출발 지점이 같았는데, 그 건물에 사는 주민 중 피해자와 연결고리가 있던 사람은 200만 원을 빌린 친구뿐이었다. 체포 후 “나도 피해자”라며 변명을 이어가던 범인은 피해자가 자신이 돈을 못 갚는다고 험담을 해서 죽였다고 말해 분노를 자아냈다. 프로파일러는 범인의 태도나 행동, 언어적 표현을 봤을 때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연극성 장애가 의심됐다고 봤다.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을 받았다. /kangsj@osen.co.kr
[사진] E채널 ‘용감한 형사들4’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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