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씨부인전’ 추영우가 임지연에게 한눈에 반했다.
지난 11월 30일 첫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에는 송서인(추영우 분)과 구덕이(임지연 분)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그려졌다.
명문가의 아들인 송서인은 책에 빠져 있었고 “대를 이을 장남이다”라는 노비의 말에 “내가 낳아봤자 나 같은 거 낳겠지. 사람 사는 게 어찌 방식이 하나뿐이겠냐”라고 답했다.
그러나 송서인은 어머니를 통해 곧 혼례를 치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아씨가 저랑 혼례를 하냐. 졸부냐. 명예는 있는데 돈이 부족한 우리 집안과 궁합이 딱 좋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예쁘냐”라고 물어 어머니의 속을 뒤집어놨다.
송서인은 자신과 혼례를 치를 여성이 궁금해 변장을 시도했다. 쇠똥이(이재원 분)는 혼례자를 궁금해하는 송서인에게 그 여성의 성격이 좋지 않다며 “구덕이라는 노비가 있는데 대신 글도 쓰고 수도 놓는다”라고 말했다. 송서인은 “이름이 구덕이냐”라며 놀라워했다.
그러던 중 송서인은 우연히 구덕이를 만나게 되었다. 송서인은 흥미로인 듯 구덕이를 조용한 곳으로 끌고 갔다. 송서인은 ‘홍길동전’을 읽었다며 감상을 늘어놓았다. 구덕이는 “하늘 아래 같은 사람인에 어찌 귀함과 천함이 있는 것인지. 도련님이 읽으신 책 제가 다 필사했을 것이다. 글로 접할 기회도 많고 좋은 공연도 보셨겠지만 저처럼 천한 사람들은 조금 잘하고 못 하고가 중요하지 않다. 사는 게 힘드니까. 이런 걸 보는 동안에 한시름 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서인은 “참으로 큰 깨달음을 주는구나.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나에게는 큰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리를 뜨려는 구덕이에게 “언제 대화를 나눌 수 있냐. 네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게 무엇이냐. 네 꿈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구덕이는 “제 꿈은 늙어 죽는 것이다. 맞아 죽거나 굶어 죽지 않고 곱게 늙어 죽는 것. 발목이 잘리거나 머리채가 잘리지 않고 그저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집으로 돌아온 구덕이는 송서인에게 받은 것을 손에 쥐며 아버지와 바닷가 집에서 편안하게 사는 행복한 일상을 상상했다. 송서인 또한 집으로 돌아간 후 착잡한 표정으로 일기를 썼다. 그는 “하필이면 처음으로 내 마음을 흔든 이가 혼담을 나누는 이의 몸종이라니. 같은 신분이었다면 바로 고백했을 텐데. 오늘은 밤이 깊도록 잠이 오지 않는다”라고 구덕이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그러나 묘한 감정도 잠시. 송서인은 노비 구덕이와 밀회를 즐겼다는 오해로 집에서 쫓겨날 위기를 맞았다. 송서인은 자신이 서자라는 사실을 알았고 어머니에게 “그냥 미우신 거였군요. 어머니가 기생이었다니.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떠나겠다”라고 말했다.
구덕이 또한 같은 이유로 주인의 집에서 멍석말이를 당하고 한달음에 도망쳤다. 구덕이가 머물던 주막의 주모는 “보아하니 도망친 노비 같다”라고 말하면서도 구덕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구덕이는 얼굴에 점을 달고 새로운 삶을 살았다. 주모 옆에 딱 붙어 주모에게 든든한 힘이 되었다. 구덕이는 벽에 붙은 용모파기에 군관만 봐도 숨어지내게 되었다.
구덕이가 일하는 주막에 청나라에서 온 아씨 옥태영(손나은 분)이 등장했다. 옥태영은 스스럼없이 구덕이에게 다가섰다. 구덕이는 자신을 감싸는 옥태영에게 “동정하는 것이다. 우월감을 느끼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옥태영은 “화내니까 한양 말씨를 쓴다. 어려운 말도 쓰고. 나이가 비슷해 보여서 동무가 하고 싶었다. 동정도 우월감도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구덕이는 옥태영에게 “제 이름은 구덕이다. 구더기처럼 살라고 제 주인이 지어준 이름이다. 저는 한양에서 도망친 노비다. 천한 년과 귀한 아씨가 동무라니. 당치 않다”라고 말했다. 옥태영은 “네가 노비 신분인 것이 무슨 방해가 되겠니”라며 구덕이의 손을 잡았다.
구덕이는 주모의 부탁으로 인해 옥태영 집안의 양녀로 들어가게 되었다. 구덕이가 옥태영과 채비를 마셨을 때 한 무리가 주막을 덮쳤다. 주막에 불을 치르고 칼로 사람을 베었다. 앞서 구덕이에게 치근덕대던 남자들이었던 것. 구덕이는 옥태영을 데리고 피신하던 중 주모가 사망한 것을 발견하였다. 눈물을 흘리는 사이 남자가 옥태영을 끌고 갔고 구덕이는 남자의 머리를 때린 후 옥태영을 챙겨 다시 한번 도망쳤다.
창고에 숨은 구덕이와 옥태영은 곧 남자에게 위치를 들켰고 남자는 창고에 불을 지르며 위협했다. 불길은 거세졌고 옥태영의 위로 불붙은 목재가 떨어졌다. 다리가 낀 옥태영은 단호한 표정으로 구덕이만 탈출시켰다. 옥태영은 “너는 꼭 살아. 꼭 살아서 너도 너의 꿈을 이루렴”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날 이후 구덕이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구덕이는 죽은 옥태영의 신분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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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