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한국계 유틸리티 야수 토미 에드먼(29)이 FA를 포기하고 연장 계약으로 대박을 쳤다. 에드먼과 동갑내기로 비슷한 유형인 FA 유격수 김하성(29)에게도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다저스는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에드먼과 연장 계약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7400만 달러가 보장된 계약으로 2030년 1300만 달러 구단 옵션이 포함된 조건이다.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에드먼은 바이아웃 금액으로 300만 달러를 받는다.
‘ESPN’을 비롯해 현지 보도에 따르면 계약금이 1700만 달러이고, 추후 지급받는 ‘디퍼(지불 유예)’ 조건도 들어간 계약이다. 계약이 끝나고 5년 뒤부터 10년에 걸쳐 2500만 달러의 연봉을 나눠 받게 된다.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가 될 예정이었던 에드먼은 예상보다 좋은 조건으로 다저스와 5년 더 함께한다. 에드먼의 비교 대상은 다저스의 또 다른 유틸리티 야수 크리스 테일러였다. 테일러는 2021년 12월 다저스와 4년 보장 6000만 달러 FA 계약으로 잔류한 바 있다.
다저스와 에드먼의 연장 계약 논의 사실이 전해진 지난 24일 ‘MLB 트레이드루머스’는 ‘에드먼의 다재다능함은 테일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테일러가 FA 계약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다저스는 같은 수준의 계약을 맺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테일러와 비슷한 수준의 연봉으로 3년 계약을 하는 게 양측 모두에게 합리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을 깬 5년 계약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에드먼 역시 2500만 달러를 추후 지급받는 디퍼를 감수하면서 다저스의 높은 평가에 화답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나중에 연봉을 받으면 그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에드먼은 계약 총액의 33.8%를 추후 지급으로 미루며 다저스에 남았다.
스위치히터 유틸리티 에드먼은 201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한 뒤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633경기 타율 2할6푼3리(2366타수 623안타) 59홈런 242타점 363득점 162볼넷 429삼진 112도루 출루율 .317 장타율 .408 OPS .726을 기록했다. 2021년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받으며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2루수뿐만 아니라 유격수, 중견수를 넘나들며 어느 포지션에서든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는 슈퍼 유틸리티이기도 하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이 오래 전부터 에드먼을 탐냈고, 지난 7월3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지난겨울 손목 수술을 받은 뒤 발목 부상까지 겹쳐 트레이드 당시까지 올 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상태였지만 다저스는 에드먼을 의심하지 않았다.
8월20일부터 다저스 선수로 시즌을 시작한 에드먼은 37경기 타율 2할3푼7리(139타수 33안타) 6홈런 20타점 6도루 OPS .711을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 16경기 타율 3할2푼8리(61타수 20안타) 2홈런 13타점 5도루 OPS .862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뉴욕 메츠와의 NL 챔피언십시리즈에서 6경기 타율 4할7리(27타수 11안타) 1홈런 11타점 1도루 OPS 1.023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MVP를 차지했다.
에드먼의 계약은 김하성에게도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에드먼과 같은 1995년생으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특급 수비수이자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데뷔한 김하성은 4년간 540경기 타율 2할4푼2리(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206볼넷 372삼진 78도루 출루율 .326 장타율 .380 OPS .706을 기록했다.
주전으로 올라선 2022년부터 최근 3년간 김하성은 OPS .721, WAR 13.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드먼의 OPS(.715), WAR(9.2)보다 우위에 있다. 시즌 후 어깨 수술로 내년 시즌 초반 합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FA 가치를 떨어뜨리지만 에드먼이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다. 에드먼 같은 장기 계약은 어렵겠지만 5년 7400만 달러의 연평균 금액인 1480만 달러가 기준이 될 수 있다. 1년 1500만 달러, 2년 3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기대할 만하다.
김하성과 에드먼은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대표팀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국 출신 이민자 곽경아 씨와 미국인 아버지 존 에드먼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난 ‘한국계’ 에드먼은 어머니의 나라를 위해 먼길을 달려와 한국야구대표팀 최초의 혼혈 선수가 됐다. 에드먼이 FA 전 연장 계약으로 큰돈을 손에 쥔 가운데 FA 김하성에겐 어떤 겨울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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