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후배 애정 행각 논란' 이해인, 다시 태극마크 달았다...대표 선발전 5위→사대륙 출전권 획득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12.01 20: 02

미성년자 후배와 애정 행위로 논란을 빚었던 이해인(19, 고려대)이 빙판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해인은 1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2026 국가대표 1차 선발전 겸 2024 KB금융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0.19점을 받았다.
그 덕분에 이해인은 총점 190.63점을 기록, 전체 5위에 올랐다. 그는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60.45점을 받으며 10위에 그쳤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30일 경기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2024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가 열렸다.25-26 시즌 피겨 국가대표 선발선수는 이번 대회의 성적과 내년 1월에 개최되는 제7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2025년 1월 2~5일, 의정부실내빙상장)의 성적을 합산해 결정될 예정이다.이해인이 여자시니어 경기를 하고 있다. 2024.11.30 /sunday@osen.co.kr

이로써 이해인은 내년 2월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2025 국제빙상연맹(ISU) 사대륙선수권대회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참가 연령 자격을 충족하는 선수 중 2위에 오른 덕분이다. 20
이번 대회는 상위 3위까지 사대륙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다만 ISU 규정에 따라 올해 7월 1일 기준 만 17세 이상이 돼야만 대회 참가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해인에게 출전권이 돌아가게 된 것. 2025-2026시즌 국가대표는 2차 선발전인 종합선수권대회 성적까지 합쳐서 결정되지만, 일단 태극마크를 달고 사대륙선수권에 뛰게 된 이해인이다.
이번 대회에선 총점 213.51점을 기록한 김채연(수리고)이 우승을 차지했고, 신지아(세화여고)가 203.68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199.11점의 김유성(평촌중)과 193.44점을 받은 윤아선이 각각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신지아와 김유성이 나이 제한으로 출전 자격이 없기에 1위 김채연과 차순위자인 윤아선, 이해인이 사대륙선수권 무대를 밟을 예정이다.
7일 오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4’이 열렸다.여자시니어 싱글 이해인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4.01.07 /sunday@osen.co.kr
이해인으로서는 뜻깊은 복귀 무대였다. 앞서 그는 후배 성추행 혐의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지만, 법원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판결로 극적으로 대회에 나설 수 있었다. 징계처분무효확인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해인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음주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후 연맹 조사 과정에서 후배 선수 A에게 성적인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연맹은 자체 조사 끝에 이해인에게 3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미성년자인 A에게는 이성 선수의 숙소를 방문한 점을 규정 위반으로 판단, 견책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해인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음주 사실은 인정하고 사과하면서도 성추행 혐의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해인은 해명문을 통해 A와 이전부터 연인 사이였으며 부모의 반대로 헤어졌다가 해당 전지훈련 때부터 다시 만나게 된 사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이가 아니라는 것.
억울함을 호소한 이해인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를 신청했지만, 공정위는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그는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서울동부지법이 지난달 12일 이를 인용하면서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30일 경기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2024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가 열렸다.25-26 시즌 피겨 국가대표 선발선수는 이번 대회의 성적과 내년 1월에 개최되는 제7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2025년 1월 2~5일, 의정부실내빙상장)의 성적을 합산해 결정될 예정이다.이해인이 여자시니어 경기를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30 /sunday@osen.co.kr
올 시즌 첫 실전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연기를 마친 이해인. '뉴시스'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취재진 앞에서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었다. 이해인은 "복귀 무대에 설 수 있어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내 부족함으로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죄송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내겐 가장 힘들고도 정말 값진 배움의 시간이었다. 이번 복귀는 단순히 경기의 시작이 아니라 새로운 각오의 출발점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 특히 국가대표라는 소중한 자리를 다시 얻어 그 무게를 온전히 짊어질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순간 서럽게 울었다는 이해인. 그는 "많이 힘들었고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의 메시지에 힘을 냈다. 그분들께 직접 모습을 보여 '감사하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포기하지 않았다"라며 "응원소리가 많이 들렸다. 나도 오늘은 팬분들과 눈 맞추고 싶었다. 그저 감사하다는 마음뿐이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라고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남겼다.
끝으로 이해인은 대한빙상연맹과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맹과 대립 구도처럼 비친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라며 "연맹과 갈등을 절대 원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을 호소하느라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이 생겨 유감스럽다. 앞으로는 빙상계를 위해 더욱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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