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FA 최대어’ 외야수 후안 소토(26) 쟁탈전에서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가 완전히 밀린 분위기다. 6억 달러 이상 거액을 쓰지 않으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미국 ‘NJ.com’에서 양키스를 전담하는 랜디 밀러 기자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지역 스포츠 라디오 ‘WFAN’에서 소토의 유력 행선지가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로 좁혀졌다고 전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올인하는 가운데 양키스가 4순위로 밀려났다고 덧붙였다.
밀러 기자는 “양키스는 소토를 높이 평가하는 것 같지만 6억 달러까진 가지 않을 것 같다. 아마 5억5000만 달러 범위 내에서 최고액을 제시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결국 보스턴과 메츠의 대결이 될 것 같다”고 소토 영입전 상황을 전했다.
양키스와 소토의 인연은 1년 단기 렌탈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키스는 지난해 12월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투수 마이클 킹, 조니 브리토, 드류 소프, 랜디 바스케스, 포수 카일 히가시오카를 보내며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과 함께 소토를 받는 5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예비 FA’ 소토를 품으면서 즉시 전력 선발투수 킹과 베테랑 포수 히가시오카, 그리고 MLB 파이프라인 기준 팀 내 유망주 랭킹 8위(소프), 14위(바스케스), 27위(브리토) 유망주들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FA 소토를 붙잡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올해 성적을 내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소토는 올해 157경기 타율 2할8푼8리(576타수 166안타) 41홈런 109타점 128득점 129볼넷 119삼진 출루율 .419 장타율 .569 OPS .989로 활약하며 ‘홈런왕(58개)’ 애런 저지와 함께 양키스 타선을 이끌었다. 약점이었던 외야 수비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며 공수에서 개인 최고 WAR(7.9)을 찍었다.
소토와 저지를 앞세워 막강 타선을 구축한 양키스는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다저스에 1승4패로 무릎 꿇었다. 소토는 포스트시즌에도 14경기 타율 3할2푼7리(49타수 16안타) 4홈런 9타점 OPS 1.102로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저지가 큰 경기에 또 새가슴 기질을 드러내며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다.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끝난 뒤에도 소토는 양키스가 우선 순위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양키스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소토도 뉴욕 생활에 만족했지만 FA는 철저하게 비즈니스로 접근했다. ‘양키스 프리미엄’은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이대로 소토가 떠나면 양키스는 드래프트 지명권, 국제 계약 보너스 풀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당장 타선의 구멍을 어떻게 메울지가 문제다. 내년 우승 도전에도 적신호가 켜지지만 우승을 하지 못한 채 1년 단기 렌탈로 소토와 관계가 끝나면 샌디에이고와의 트레이드 손익도 아쉽게 된다.
한편 보스턴은 소토와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541홈런 레전드’ 데이비드 오티즈까지 움직이고 있다. 밀러 기자는 “오티즈가 소토 영입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소토가 보스턴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고, 보스턴은 소토에게 다른 선수들도 추가로 영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보스턴은 지난달 16일 소토와 가장 먼저 만난 팀으로 당시 3시간 미팅을 가졌다. 최근 3년 연속 탈락 포함 6년간 포스트시즌 진출 한 번으로 고전한 보스턴은 소토를 비롯해 대형 선수 영입으로 명가 재건을 노리고 있다. 현재까지 2025년 페이롤(팀 연봉 총액)이 13위로 2위 양키스보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어 대형 투자가 가능하다. 만약 소토가 보스턴으로 간다면 라이벌에 빼앗긴 양키스의 속이 더 쓰릴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