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골절에도 대구 강등 막은 ‘영웅’ 세징야…대구 팬들 “동상 세우자!” [오!쎈 대구]

대구에서 세징야(35, 대구)는 축구선수가 아닌 종교였다.

대구FC는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충남아산FC를 상대로 치른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징야와 에드가, 이찬동의 골이 터져 연장 접전 끝에 3-1로 이겼다. 1차전에서 3-4로 패했던 대구는 합산 6-5로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세징야의 공이 절대적으로 컸다. 대구는 1차전 후반 41분까지만 해도 1-4로 크게 뒤져 강등이 유력해 보였다.

이때부터 세징야가 엄청난 괴력을 발휘했다. 경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은 세징야는 후반 41분과 추가시간 내리 두 골을 뽑았다. 세징야 덕분에 한 골차로 맹추격한 대구는 결국 2차전에서 3-1로 이겨 잔류에 성공했다.

2차전에서도 세징야가 빛났다. 그는 전반 추가시간 가슴트래핑 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38분 세징야의 코너킥이 다시 한 번 이용래의 중거리포를 거쳐 에드가의 추가골로 연결됐다.

만약 1차전서 세징야의 골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대구는 2차전에서 3-1로 이겼어도 강등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경기 후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다. 세징야는 “갈비뼈가 100%가 아니었다. 골절된 상태서 뛰었다. 뭔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대구를 구한 영웅은 겸손했다. 혼자 잘해서 골을 넣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세징야는 “많은 분들이 세징야가 팀을 구했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해줬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모든 분들이 한마음으로 준비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사장님과 식당아줌마, 팀닥터 등 관계자들과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인성까지 완벽했다.

대구 팬들은 세징야가 재계약을 하지 않을까봐 노심초사다. 그의 마음을 잡기 위해 동상까지 세우자는 말이 나왔다. 세징야가 재계약한다면 대구에서만 10년을 뛴 레전드가 된다. 동상이 세워져도 놀랄 일은 아니다.

재계약에 대해 세징야는 “나도 나이를 계속 먹고 있다. 2025년에는 냉철하고 명확하게 계획을 짜서 한다면 올해같은 부족한 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계약은 결정한 것은 없다. 구단과 대화가 필요하다. 자세한 사항은 비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구 관계자는 "대구선수들 중 세징야가 클럽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가장 강하다"고 전했다. 박창현 대구 감독 역시 "세징야와 에드가는 당연히 같이 가야한다"며 재계약을 자신했다. 

팬들이 동상을 세워준다면 마다할 생각은 없다. 세징야는 “지금까지 9시즌 뛰면서 증명했다. 팀을 위해서 헌신했다. 기자들이 지지해주면 동상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

60-60을 달성한 레전드 세징야를 내년에도 대구에서 볼 수 있을까. 이제 세징야 없는 대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세징야 자체가 종교가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