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오트 가수 박서진이 정신질환으로 인한 군면제 소식을 전한 뒤 불거진 거짓말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2일 박서진은 공식 팬카페에 "심려를 끼쳐드린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최근 보도된 소식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박서진의 소속사 타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8일 박서진의 병역 면제 사실을 알렸다. 가정사 등 정신질환으로 20대 초에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것.
그는 가정사로 인해 우울증과 불면증 등 오랜 기간 정신질환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박서진은 다양한 방송을 통해 힘들었던 가정사를 밝혀왔다. 두 형이 2009년 간암과 만성 신부전증으로 49일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을 뿐 아니라 부친이 양망기 사고 후유증으로 손가락을 절단해야 했고, 모친은 자궁경부암 투병을 하다가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는 등 어린 나이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병역 면제 소식이 전해진 뒤 30일 방송된 KBS2 '살림하는 남자들'에도 박서진의 부모님이 출연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할정도로 힘들었던 과거를 언급했다. 방송 말미 예고에는 본격적인 상담을 받는 박서진과 가족들의 모습이 담겼고, 박서진은 "나도 가끔 기대고 싶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며 눈물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서진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서진이 불과 작년까지도 인터뷰에서 "군 입대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입대 계획을 언급한 점이 의문을 자아낸 것. 박서진이 20대 초에 이미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면 거짓으로 인터뷰를 한 셈이다. 이에 KBS 시청자 게시판 및 병무청에는 '살림하는 남자들'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글과 박서진의 병역면제 판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민원이 쏟아졌다.
특히 자신을 연예부 기자 출신이라고 주장한 한 누리꾼은 10년 전 무명시절 박서진을 많이 만났다며 "(군 면제 당시) 박서진은 누구보다 성격이 활발했다", "가장 말이 많은 부분이 정신질환과 우울증, 불명증인데 제가 봤을 때는 우울증이 있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분명한건 정실질환을 겪었다는 말과는 달리 너무 쾌활하고 활동도 무명들에 비해 꾸준히 활동 해왔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를 보고 분명 숨겨진 무언가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가족사와 우울증과 불면증 등으로 군면제를 받는 건 상당히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팬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겉모습만으로 정신질환 여부를 단정짓기는 어려우며, "정신질환으로 인한 군면제는 병원진단검사및 약물치료 입원기록 생활기록부까지 제출하며 병무청 전문의들이 쉽게 정신질환 군면제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서진은 팬카페에 직접 글을 올리고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저는 2014년 11월 스무 살에 받은 병역판정검사에서 7급 재검 대상으로 판정받았고, 이후 여러 차례의 재검사를 거쳐 2018년 최종적으로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습니다. 약 1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병원에서 꾸준히 관련 치료를 위해 약물 복용과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짓 인터뷰' 논란에 대해서는 "정신질환으로 군대 면제가 되었다고 하면 저를 향한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방송과 행사 등 저를 찾아주시는 곳도 없어져 가수로서의 활동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너무나 무서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과거 인터뷰에서 '곧 입대를 앞두고 있는 나이인데, 앞으로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병역 면제를 이미 받았다는 사실을 바로 입 밖으로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평소 꿈으로 삼았던 히트곡이 목표라고 답했습니다. 이 답변이 이렇게 큰 일로 불거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번 일로 실망감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박서진 측은 한 매체를 통해 10년 전에 받은 신체검사 기록, 재검사 기록, 그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기록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박서진은 2018년 11월 16일에 진행된 재검사에서 신체등급 5급이 나와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은 것이 확인됐다.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에 발급받은 정신건강의학 진단서에는 "10년 전부터 우울감을 느낀다"는 기록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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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 박서진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