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하는 손흥민' 기자 질문에 "너네 손흥민 골냄새 맡고 침투하는 건 못봤냐?" 포스텍 감독, 변호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12.02 20: 36

"이번 경기 손흥민(32, 토트넘)에게 확실한 득점 찬스가 왔고 그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로 움직이는 것을, 당신들은 보지 못한 모양이다."
영국 '메트로'는 2일(이하 한국시간)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의 부진에 대해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1일 오후 10시 30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에서 풀럼과 1-1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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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승점 20점(6승 2무 5패)으로 7위가 됐다. 만약 승리했다면 6위까지 뛰어오를 수도 있었지만, 무산됐다. 풀럼은 승점 19(5승 5무 4패)로 10위에 오르며 토트넘을 바짝 추격했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는 티모 베르너, 손흥민, 브레넌 존슨이 배치됐고, 중원에는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구성됐다. 수비진은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가 맡았으며,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는 질병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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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과 함께 손흥민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1분, 베르너가 상대 패스를 끊어낸 뒤 손흥민에게 공을 내줬다. 손흥민은 박스 안에서 슈팅했지만, 레노 골키퍼가 발로 막아냈다.
BBC 해설자 앤디 리드는 "굉장한 기회였다. 손흥민이 더 정확하게 찼어야 한다. 골문 구석으로 공을 보냈다면 달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토트넘은 위기를 넘기며 경기를 이어갔다. 전반 17분 풀럼의 이워비가 수비 뒤로 절묘한 패스를 찔렀으나 히메네스의 트래핑 실수로 득점 기회를 놓쳤다. 포스터 골키퍼는 재빨리 공을 막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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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또 한 번 득점 찬스를 놓쳤다. 전반 19분 풀럼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이 손흥민 앞에 떨어졌다. 손흥민은 골키퍼를 제친 뒤 패스를 시도했으나 공이 빗맞아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토트넘은 후반 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에서 베르너가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존슨이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존슨은 이번 골로 리그 6호 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됐다.
풀럼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톰 케어니가 이워비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정확히 겨냥했다. 공은 포스터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궤적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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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럼에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37분, 동점골의 주인공 케어니가 쿨루셉스키의 다리를 밟는 파울로 퇴장당했다. 처음에는 옐로카드가 주어졌으나 비디오 판독(VAR) 후 레드카드로 변경됐다. 풀럼은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버텨야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르와 매디슨을 빼고 2006년생 듀오인 아치 그레이와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풀럼은 이워비와 스미스 로우 대신 라이언 세세뇽과 티모시 카스타뉴를 내보내며 맞섰다.
후반 추가시간 7분 동안 토트넘은 공세를 퍼부었으나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양 팀은 승점 1점씩 나눠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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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활약했지만, 팀의 공격력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토트넘은 홈에서의 승리를 놓쳤고, 풀럼은 귀중한 무승부를 챙기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활약 부진이 뼈아팠다. 90분 동안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경기를 소화했지만, 그는 슈팅 단 1회, 기회 창출 1회, 결정적인 기회 실책 1회, 크로스 성공 0회(시도 3회), 드리블 성공 0회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서 부여한 평점도 6.3점으로, 토트넘 선발 선수 11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영국 현지 언론의 평가 역시 냉정했다. 영국 런던의 지역지 '풋볼 런던'은 손흥민이 경기 초반 두 차례의 득점 기회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레노 골키퍼에게 막힌 것을 언급하며 "그 이후로 경기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경기 흐름에서 소외된 듯 보였다. 팀의 리더로서 중심을 잡아야 할 날이었지만, 주장은 조용했다"라고 비판하며 팀 내 최저 평점인 4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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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손흥민은 초반 몇 번의 기회를 잡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오늘 필요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평가하며 그에게 4점을 매겼다. 후반전에는 쿨루셉스키가 최전방으로 이동하면서 손흥민이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전반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경기력에 그쳤다는 평가를 더했다.
한편, 과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앤디 리드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시작 직후 손흥민의 슈팅이 막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결정적인 기회였다. 솔직히 손흥민이 골을 넣었어야 한다. 원하는 만큼 정교한 슛을 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건 정말, 정말 좋은 기회였다. 손흥민이 해결했어야 할 장면이었다"라고 덧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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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최근 부진은 이번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달 29일 AS 로마와의 경기에서도 그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토트넘의 골키퍼로 활약했던 폴 로빈슨은 손흥민의 실수를 두고 "믿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는 골문에서 불과 6.4미터 떨어진 위치에 있었는데도 공을 골대 위로 크게 날려버렸다. 어떻게 그런 찬스를 놓쳤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탄식했다.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손흥민이 여전히 리그에서 4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메트로'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그가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모르겠다. 그는 올해 부상으로 혼란을 겪었고 부상은 전혀 도움 되지 못했다. 이번 경기 손흥민에게 확실한 득점 찬스가 왔고 그가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로 움직이는 것은 보지 못한 모양이다"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그런 기회를 만들 자질을 가졌고 우린 그가 거의 10년 동안 꾸준히 그렇게 해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는 이리 저리 움직이며 혼란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그가 완전히 다른 컨디션을 되찾았다는 것을 볼 수 있고, 이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손흥민을 변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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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린 측면 자원이 부족하다. 손흥민의 상태를 신경 써야 한다.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가 남아 있는 유일한 윙어 자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린 꽤 오랫동안, 여러번, 이런 상황에 처했다. 우린 현재 스쿼드 뎁스가 상당히 얇다. 이번 경기 벤치에 유스를 4명이나 앉히고도 교체 명단을 채울 수 없었다"라고 하소연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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